[APEC 경주]"담배꽁초 하나 없이"…'청결 경주' 지키는 숨은 손길

기사등록 2025/10/29 17:25:36 최종수정 2025/10/29 20:54:24

자원봉사단체 '초록옹달샘' 구슬땀

[경주=뉴시스] 안병철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이 진행 중인 29일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 일대에서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초록옹달샘' 회원들이 환경 정비를 하고 있다. 2025.10.29. abc157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경주=뉴시스]정재익 안병철 기자 = "경주가 외국인들에게 담배꽁초가 없는 '청결 지역'으로 비쳐야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이 한창 진행 중인 29일 오후 1시께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 일대.

인근 골목마다 보라색 조끼를 입은 '초록옹달샘' 회원들이 집게와 마대자루를 들고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었다. 선선한 날씨 속에서도 회원들은 환경 정비에 구슬땀을 흘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터미널 출입구 인근 인도에는 껌 포장지와 종이컵, 그리고 담배꽁초가 흩어져 있었다.

회원 장은숙(62·여)씨는 "오늘은 유난히 담배꽁초가 많습니다. 여행객이 늘면서 버려지는 것도 덩달아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뉴시스] 정재익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이 진행 중인 29일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 주변 인도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 2025.10.29.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초록옹달샘은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단체로, 평소 금연 캠페인과 청소 활동을 병행해 왔다.

단체는 한 달에 1회 진행하던 '담배꽁초 줍기' 활동을 이번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 1회로 늘렸다. 경주를 찾는 세계 각국의 손님들에게 깨끗한 도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날 현장에는 직장인, 주부 등 회원 11명이 참여했다. 총회원 수는 80명이지만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는 터라 일정이 맞는 인원들만 돌아가며 봉사에 나섰다.

회원 이기언(71)씨는 "다들 본업이 있다 보니 매번 나오기 어렵지만, 정상회의 기간인 만큼 '경주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쪼개서 나왔다"며 "출근 전, 혹은 점심시간을 내서라도 함께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회원들은 터미널 주변 숙소 골목, 식당 뒤편, 인도 화단 틈새까지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일일이 집어 올렸다. 마대에는 담배꽁초와 종이류, 배달 포장박스 등이 순식간에 쌓였다.

특히 편의점 앞 인도에는 상인들이 내놓은 대형 종이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회원 정정숙(66·여)씨는 "청소하다 보면 이렇게 가게에서 내놓은 박스들이 많다"며 "재활용이 아닌 일반 쓰레기랑 섞여 버려질 때가 있어 치우기 힘들다. 상인분들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분리배출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경주=뉴시스] 정재익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이 진행 중인 29일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 일대에서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초록옹달샘'의 한 회원이 사진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0.29.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회원들은 경주 시민들의 응원에 힘을 얻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 회원은 "시민분들이 칭찬해 주실 때마다 힘이 난다. 비록 눈에 크게 띄는 일이 아닐지라도 작은 일 하나하나가 모여 큰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시간가량 쓰레기를 주운 회원들의 장갑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지만 표정만큼은 뿌듯했다.

장은숙씨는 "APEC을 계기로 경주가 세계인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가 중요하다"며 "작은 담배꽁초 하나도 도시 이미지를 해칠 수 있는 만큼 시민 모두가 '청결 경주'의 마음으로 정화 활동에 함께 동참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경주=뉴시스] 안병철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이 진행 중인 29일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 일대에서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속 '초록옹달샘' 회원들이 사진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0.29. abc157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심상가, 중앙시장, 황리단길, 시외버스터미널 등 주요 지역 4곳 대상으로 1단체, 1책임구역제 정화 활동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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