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투자 대기성 요구불예금 20조6524억 빠져
코스피지수 사상 첫 4000 돌파에 자금 유입 속도 낼 전망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코스피가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면서 고객이 은행에 예치해둔 자금이 점차 빠르게 주식 투자로 유입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4000을 돌파하고 수신금리는 2%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24일 기준 649조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69조7238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20조6524억원 급감한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입금과 출금이 자유로워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투자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통상적으로 주식과 부동산, 코인 등 시장의 흐름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앞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9월 한 달간 26조154억원 급증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 지수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은행 예치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24일 기준 79조4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6조4474억원 대비 3조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13일 사상 첫 8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일에는 80조625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2.57%(101.24포인트) 오른 4042.83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3999.79에서 개장한 후 곧바로 사상 첫 4000선으로 올라섰다. 코스닥 지수는 2.22% 상승한 902.62포인트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4월 1일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900선을 넘어섰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는 3.24% 오른 10만2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10만전자'를 달성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4.90%)는 지난 24일 50만원을 넘어선 후 53만원 선에 안착했다. 우선주를 포함한 두 기업의 시총 합산은 1000조원 이상이다.
코스피 4000 돌파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이클, 정책 기대감과 함께 유동성이 꼽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만 오르는 게 아니라 모든 주식이 다 오르는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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