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형사·여청사건 해결
강력사건 검거 하루 안 넘겨
"억울한 사람 만들지 말자" 신념
20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만난 형사과장 최재호 경정은 32년 간의 경찰 생활을 마무리하며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그는 1994년부터 올해까지 경찰 공무원으로서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지구대·파출소 10년, 여성·청소년 수사 8년, 형사·교통 14년 등을 거쳐 올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노력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검거왕' 영예
최 경정은 '검거왕' 출신이다.
제주동부서 형사 5팀 팀장이던 2015년께 전국 1336개 경찰서 형사팀을 대상으로 한 강·절도 특별 단속 평가에서 상반기 2위, 하반기 3위를 기록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거주인구가 70만명도 채 되지 않는 제주에서 그것도 경찰서 형사팀이 한 해동안 전국 최다 절도범 검거 실적을 낸 것은 유일무이한 성과라는 평가다.
최 경정은 "경찰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절이다. 그해 저와 팀원이 각각 경감·경위로 특진하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그때 절실히 느꼈습니다. 노력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평범한 진실을요"라고 회상했다.
◆'미제란 없다' 살인·특수강도 등 강력사건 1시간~당일 검거
그는 "예전에는 형사팀 간의 경쟁이 치열한 탓에 협력이 잘 안되거나 사건 해결에 어려움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시절이 지났다. 모든 형사들이 '원팀'이 돼 동료애를 조성하는데 노력했다. 이제는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됐다. 함께 땀 흘린 형사과 직원 모두의 헌신이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제주 최초 아동학대치사' '제주판 도가니' 등 여청 '수사통'
최 경정은 제주도 내 여성·청소년 수사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제주판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제주 아파트 장애인 집단 성폭행 사건을 맡았다. 당시 9명을 구속하고 피해자 7명에 대해 치료·상담기관과 연계했다. 지역 내 파문이 일면서 복지 사각지대 등 여러 사회적 문제가 드러났으며 장애인 인식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8년께 제주에서 최초로 아동학대치사건을 규명하기도 했다. 당시 복층 주택에서 5세 아동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가족들 모두 '계단에서 굴렀다'는 진술로 일관했다. 수상함을 느낀 최 경정은 거짓 진술 강요 정황과 함께 계모에 의한 지속적인 학대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가해 계모는 결국 징역 11년 확정 판결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억울한 사람 만들지 말자…경찰 지켜봐 달라"
최 경정은 올해를 끝으로 경찰 배지를 내려놓는다. 그는 "원론적인 말이지만, '억울한 사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늘 신념처럼 여기며 후배 직원들에게도 강조해왔다"며 "경찰은 피해자 회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경찰이 이웃처럼 든든한 존재로 각인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관도 사람이다 보니 어느 정도에 자그마한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도민들이 감싸주셨으면 한다. 큰 흐름에 따라 경찰을 지켜봐주셨으면 한다"며 "잠깐의 초동조치가 미흡하더라도 사건 해결 및 피의자 검거에 지장을 주는 부분이 아니라면 믿고 기다려주시길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새내기 경찰관들에게는 "조직에서 승진이나 성공을 하려면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며 "가장 빨리 적응하는 방법은 팀원들이 가장 꺼려하는 업무를 가장 먼저 나서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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