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테슬라, 수입 SUV 시장 독주…부작용 커진다

기사등록 2025/10/21 07:00:00 최종수정 2025/10/21 07:28:24

1~9월 판매 3만대 돌파, BMW·벤츠 제쳐

배터리 결함 4600건…정부 조사 착수

정비 지연·센터 부족에 소비자 불만 폭증

산업 종속·무역 불균형 우려 확산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수입 SUV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테슬라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SUV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산' 테슬라의 독주는 단순 판매 경쟁을 넘어 산업 종속과 무역 불균형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모두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데다, 배터리 결함과 정비 불만까지 겹치며 소비자 불안이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테슬라 SUV 판매량은 3만7143대로, BMW(2만4391대)와 벤츠(1만7578대)를 큰 폭 앞섰다. 전체 수입 SUV 시장 점유율은 약 30%에 달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SUV '모델Y'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사실상 수입 SUV 시장의 1위 자리를 중국산 전기차가 차지한 셈이다.

테슬라 대표 SUV인 모델Y는 상반기부터 수입이 급증해 5월 이후 매달 4000대 이상 팔리며 시장 구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중국산 테슬라 판매 급증은 중국산 전기차 수입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통계를 보면, 올해 1~9월 기준 중국산 전기 구동 차량(HS코드 8703801000) 수입 대수는 5만7384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 시장 내 중국산 대세화 흐름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소비자 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코리아가 판매한 차량의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결함 사례가 4600건 이상 보고돼 정부가 결함 조사에 착수했다.

테슬라 배터리 수리에는 평균 23.4일이 소요돼 국내 전기차 평균(약 11일)의 두 배에 달하며, 전국 서비스센터는 14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정비망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산 완성차 비중 확대가 국내 산업 기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 모터 등 주요 전장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완성차까지 중국 생산 차량이 주도하면 산업 전반의 수출입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중국 생산차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성공하면서, 다른 글로벌 브랜드도 중국 생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제조 주도권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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