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수습회계사들, 청사 앞 시위 나선다…선발인원 정상화 촉구

기사등록 2025/10/13 16:14:41

"미지정 회계사만 600여명…한해 선발인원의 절반"

"수습 수용 능력에 맞게 인원 축소해야"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미지정 수습 회계사들이 금융당국의 과도한 선발 인원 확대를 비판하며 14일 정부서울청사 앞 시위에 나선다.

1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100명이 넘는 수습 회계사들이 14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 앞에 집결할 예정이다.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회계사 선발 인원을 실무 수습이 가능한 수용 인원으로 정상화할 것과, 현재 미지정 회계사들에게 제공되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실무 연수가 실질적인 교육이 되도록 조치해 적격성을 확보할 것을 주장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참가 의사를 밝힌 회계사만 100명이 넘는다"며 "한해 합격자의 50%인 600명의 미지정 회계사가 초래된 것이 금융당국의 잘못된 정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계사 개개인의 역량을 훼손시킬 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부실 감사의 위협을 높일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수습 수용 능력에 맞춰 최소 선발 인원을 즉각 대폭 감축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의 책임 있는 정책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미지정 회계사란 공인회계사법에 열거된 실무 수습 등록이 가능한 회계법인, 공기업, 일반 사기업 등 어떠한 기관에도 소속되지 못한 상태의 회계사를 의미한다. 공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공인회계사는 2년 간의 긴 등록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건 지난해와 올해 선발인원이 회계법인들의 채용 수요를 넘어서면서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누적 약 600명의 합격자들이 취업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 인원을 기존 1100명에서 1200명대로 확대하고서도 이에 상응하는 실무 수습 기회를 확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사 인력 양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한국공인회계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부감사 실무 수습을 이수하지 못한 합격자 수는 2022년 165명에서 2023년 849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합격자 상당수가 감사 경험을 전혀 쌓지 못한 채 '등록만 한 회계사'로 남아있다는 의미다.

외부감사 실무 수습은 이수하지 않더라도 세무대리 등 기본적인 업무는 가능하나 사실상 회계사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부감사 업무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업무 영역에 중대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김남근 의원은 "신규 회계사들이 외부감사 실습을 거치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될수록 회계사 제도의 기능 자체가 저하될 수 있다"며 "선발인원은 확대됐으나 실습기관이 그 규모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인원 축소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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