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수학의 즐거움은 수의 천재들만 누리는 걸까. 수학이 선사하는 변화의 기쁨은 수학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만 경험하는 걸까. 책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두시의 나무)는 이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책의 저자 프랑스 수학자 다비드 베시는 수학에 대한 세가지 잘못된 믿음을 깨부순다. 수학을 하려면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믿음, 일부만 선천적으로 숫자가 쉽거나 기하학적 직관에 뛰어나다는 믿음, 위대한 수학자들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뇌를 장착하고 태어난다는 믿음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수학자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그들의 능력은 논리가 아니라 직관이고, 그 직관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부여받은 능력"이라고 반박한다.
저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두 가지 수학을 비교한다. 하나는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 수학(official math)이고, 또 하나는 직관과 상상력이 작용하는 비공식 수학(secret math)이다. 전자의 경우 수학을 싫어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 인지능력이 확장된다며 "진짜 수학은 우리 주변 세계에 대한 직관을 넓혀주는 비공식 수학"이라고 강조한다.
'수포자'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입시 준비에만 치우쳐 수학 지능을 판단하는 요즘, 이 책은 수학적 재능이 절대로 천재들만 타고나는 것이 아니며 진짜 수학 또한 그렇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과 위대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버무려 교육이 만든 편견에 가려진 수학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래 열등하다고 확신하며 너무 위축돼 있어서 단순한 질문을 하는 것조차 주저하게 되는데, 공식을 알아야만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선생님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수학적 창의성을 위해 어린아이처럼 사고하고, 바보처럼 보이면서, 두려움에 맞서고, 틀리기를 기꺼이 즐기라는 조언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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