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의뢰로 고 이만정 선생과 동지 차윤명 씨 묘소 확인·추모
창원대 하와이조사단, 3일 대학·4일 울산서 묘비 탁본 전달식
조사단은 현장에서 뜬 이만정 선생의 묘비 탁본을 3일 오후 2시 국립창원대박물관에서 손자인 이은환씨에게 전달하는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하와이 조사단의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대구에 거주 중인 이은환 씨의 조상 묘소 문의로부터 시작됐다.
이은환 씨는 "할아버지 묘소를 찾지 못해 수 년간 마음고생이 컸는데, 국립창원대가 그 설움을 풀어주었다"면서 "묘비 탁본을 받는 순간 마치 할아버지 손길이 전해지는 듯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씨는 1930~1950년대 고 이만정 선생과 동지들이 주고받은 자필 편지와 묘비 사진 등 총 43점의 사료를 창원대박물관에 기증한다.
이들 물품은 묘소 확인의 결정적 단서였을뿐만 아니라 한인 디아스포라 묘지 형태의 변화와 당시 교민 사회의 활동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고 이만정 선생은 1905년 하와이로 이주한 뒤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며 모은 70원 전액을 독립자금으로 기탁하며 '칠십 평생 남은 희망은 조선 독립뿐'이라고 외쳤던 인물이다.
국립창원대 박민원 총장은 "타지에서 조국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발자취를 기록·보존하는 일은 우리 대학의 학문적 사명이다"면서 "앞으로도 한 점의 자료도 소홀히 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대 하와이 조사단은 오는 4일에는 울산을 방문해 2023년 현지 조사로 묘소를 확인했던 고 윤계상 선생의 후손인 윤동균 씨를 만나 윤 선생 묘비 탁본과 연구 논문 '묘비에서 찾은 하와이 이민자 윤계상의 삶과 민족운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창원대박물관 김주용 학예실장은 "이번 묘비 탁본 전달식은 유족들의 단순한 유물 기증을 넘어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의 삶과 독립운동 정신을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라며 "대부분의 조상 묘소 문의 후손들의 경우, 실제 묘소를 찾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고 이만정 선생의 편지와 묘소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이 뛰었고,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당시 묘비의 형태를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후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역사 현장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국립창원대는 기증 받은 유물을 전문적으로 보존·분석한 뒤 특별전시전, 학술 세미나를 통해 대중에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하와이 현지 연구진과 협업해 후속 조사를 이어가고, 추가 자료 확보를 바탕으로 독립유공자 추서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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