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0일간 휴전안' 수용 압박 속에 푸틴 전선 시찰 후
![[쿠르스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쿠르스크 지역 군 사령부를 방문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과 얘기하고 있다. 군복 차림으로 사령부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된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3.13.](https://img1.newsis.com/2025/03/13/NISI20250313_0000176249_web.jpg?rnd=20250313085446)
앞서 전날 블로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군복 차림으로 쿠르스크 전선을 직접 시찰했다.
우크라는 지난해 8월 6일 자국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기습 공격해 단숨에 서울 면적 2배인 1300㎢와 수백 개 마을을 점령하고 러시아 군 수백 명을 포로로 잡았다.
러시아가 외국군에 점령 당하기는 1941년 나치 독일의 동부전선 우크라 전투 이후 처음이었다.
쿠르스크주 주민 수만 명이 동쪽으로 피난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의 기대와는 달리 돈바스 도네츠크주 전선에서 군대를 빼 쿠르스크로 돌리는 대신 도네츠크 서진 공격을 계속했다.
이 푸틴 고수 작전은 주효했고 러시아는 지난해 하반기 쿠르스크주에서 잃었던 땅의 3배 크기 면적을 돈바스에서 점령했다. 러시아는 하루 1000명이 넘는 사상자를 감수했다.
그리고 10월 중순부터 북한군이 러시아 극동에서 목격된 뒤 11월 초부터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되어 러 군인들을 보호하는 선제 돌격병 노릇을 했다. 1만 2000명의 북한군이 한 달 못돼 4000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후반부터 전선에서 자취를 감췄으나 올 2월부터 다른 작전 양상으로 전선에 복귀했다.
이 사이 러시아는 쿠르스크 탈환에 성과를 거둬 올 1월까지 점령당한 면적의 반을 되찾았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2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곧 사우디서 만나 우크라전 평화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이에 고무되어 쿠르스크 전선은 점점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우크라는 쿠르스크주에서 1000㎢ 이상을 차지해 러시아가 2014년부터 장악하고 점령해간 10만 ㎢의 영토를 교환 반환받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생각이었다. 그것이 어려워진 것이다.
1주일 전 러시아군이 사용 폐기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의 지하 파이프라인 속으로 들어가 며칠 간 행군한 끝에 우크라 점령 지역 중 핵심인 수자시 지상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 우크라 군을 놀라게 했다. 러시아군은 퇴각했으나 우크라 점령군의 위기가 잘 드러났다.
수자는 러시아가 자국 천연가스를 동부 및 중부 유럽에 수출 배급하기 위해 그 중간 경유지인 우크라 지하에 매설한 파이프라인의 첫 시작점 중 한 곳이다.
돈바스와 접한 남부 파이프 시작점은 전쟁 개시 직후 폐쇄되었으나 북동부의 수자는 지난해 12월까지 파이프 라인의 가스 공급이 이어져 우크라 지하를 거쳐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으로 들어갔다. 올 1월부터 우크라가 이 시작점을 폐쇄했다.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틀 전 11일 사우디서 우크라 대통령 비서실장과 회동하면서 30일 간의 지상전 포함 휴전안을 제기했고 공중 및 해상 휴전만 원했던 우크라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공이 넘어갔다고 말하고 "만약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평화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이 무엇인지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 등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18일 사우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대표단과 만나 평화협상 및 관계개선 등을 논의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 후 러시아는 12일 미국의 랫클래프 CIA 국장, 마이크 왈츠 대통령 안보보좌관을 통해 휴전안 내용을 전달받았으나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신 푸틴이 13일 군복 차림으로 쿠르스크 전선에 갔으며 국방부는 쿠르스크의 83%를 러시아가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자 탈환 소식을 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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