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 등 서울 한남동 볼보빌딩 앞 탄핵 촉구 집회
대국본 등 탄핵 반대 단체도 '불법영장 무효' 팻말 들어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발부로 긴장감이 감도는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윤 대통령 체포를 찬성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가 대치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주관하는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 약 100여명은 이날 오후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특급범죄자 김건희 즉각 체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영하 3도 체감온도에도 이곳으로 달려온 참가자들은 따뜻한 커피와 핫초코, 쌍화차 등을 나눠 마시며 추위를 달랬다. 이들은 보온용 담요를 두른 채 삼삼오오 모여 "체포 영장을 당장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관저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박재현(21)씨는"제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불면증에 걸렸어요.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사람 한명이라도 보태려고 나왔습니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인천에서 올라왔다는 대학생 박씨는 추위에 입김을 내뿜으면서도 "솔직히 안 춥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 정권이 계속되는 것 자체가 제겐 심정적으로 가장 큰 위협"이라며 "시민들이 더욱 강하게 체포 영장 재집행을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자와 가죽장갑 등으로 무장하고 손팻말을 흔들던 문성만(51)씨도 "저보다 연세 드신 분들도 많이 나와 있는데 그런 분들에 비해 제 나이가 젊으니 시민의 하나로 힘을 모아야 되겠다 싶어 나왔다"며 "윤석열이 얼른 체포돼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반면 안전펜스 너머로는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불법영장 원천무효'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경광봉을 들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신자유연대 등 보수 단체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관저 인근 루터교회와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탄핵 반대"를 외쳤다.
팻말을 들고 있던 보수단체 회원 고모(57)씨는 "(촛불행동이) 반정부 구호를 외친다는 건 사회주의자를 옹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저들이야말로 나라전복을 기도하는 반국가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대통령 경호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영장 재집행에 대비해 한남동 관저 진입로에 버스 여러대를 배치하고 철조망으로 관저 인근을 둘러싸는 등 요새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조본이 경찰기동대와 특공대 등을 투입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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