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성과급 과하다"…삼성 계열사 직원들도 예의주시

기사등록 2024/12/24 11:53:47 최종수정 2024/12/24 14:13:55

"200% 성과급 부당" 직원들 반발

전삼노, 조합원 토론회까지 개최키로

"사일로 현상…공동성과 인정해야" 지적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목표달성 장려금'(TAI·옛 PI) 지급률에 대한 삼성전자 및 삼성 계열사 내 직원들의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 본사 모습. 2024.06.07. jtk@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1등 그룹사지만 기준 없이 운영해 화가 난다."
"연간 10조 이상 흑자내는 사업부는 챙겨주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들만 역대 최대인 200%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자 회사 내 다른 사업부 뿐 아니라 계열사 직원들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 성과급 갈등이 커지자 삼성전자 노조는 보상제도 토론회를 개최해 전사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성과급이 자칫 사업부와 계열사 간 불화로 이어져 삼성전자 전체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종 커뮤니티에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 사업부별 '목표달성 장려금'(TAI·옛 PI) 지급률에 대한 삼성전자 및 삼성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 글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사측이 메모리사업부에 역대 최대인 200%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다른 사업부와 계열사 직원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앱에 "연구소도 함께 개발에 참여했지만 메모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라고 소개한 또 다른 직원도 "매년 10조원 이상 흑자를 내고 있지만 현 기준으로 바뀐 이후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다른 계열사 직원들도 불만에 동조하고 있다.

삼성전기 소속 한 직원은 "경쟁사에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 규정에도 없는 보너스를 만든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다닌다는 한 직원도 "성과가 작년 대비 반토막 난 것도 아닌데 우리는 대형·중소형 동일하게 50%로 통합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계열사 직원들까지 불만이 토로하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오는 28일 '삼성의 보상제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조합원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성과급 지급률을 놓고 사내 직원들끼리 입장을 정리해보자는 시도로 보인다. 이같은 토론회는 향후 계열사 노조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올해 반도체사업 50주년을 맞은 데다 지난해 낮은 성과급을 받았던 만큼 사기 진작 차원에서 200% 성과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들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업부별로 매년 성과급 지급률을 달리하는 방식이 매년 직원들 간 불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으로 지급률을 나누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전사적으로 동일한 지급률을 적용하고 있다.

또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사업부 간 기술 협업 사례가 많아졌지만 성과를 사업부별로만 나누는 특성상 이를 평가에 제대로 담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삼성에는 사업부 간 소통·통합이 안되는 '사일로 현상'이 보인다"며 "사업부 간 접점이 충분히 있지만 이를 일률적으로 나누면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 등에서 공동의 성과를 낸 사업부들에게 또 다른 보상을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는 직원 갈등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토론회 관련 내용. (사진=전삼노 홈페이지 제공) 2024.1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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