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선 "여성 법관 존재해야 사회적 현상 다각도 파악"

기사등록 2024/12/23 16:45:11 최종수정 2024/12/23 18:14:23

"유용한 지식·정보, 여성 법관에 닿지 못해"

"사회적 갈등 해소 역할 수행하도록 고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정계선 후보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2.2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정계선(55·사법연수원 27기)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23일 "사법부에 여성 법관이 존재해야 사회적 현상을 보다 다각도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을 갖게 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가 실직한 후 가사 일을 일부 했지만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양성평등을 기초로 유지돼야 할 혼인·가족생활은 가사·노동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성역할 탈피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제 생각은 성장과정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 "법관이 된 후 처음 10년은 많이 힘들었다. 혼인과 출산, 육아를 거의 동시에 시작하면서 사명감이 조금씩 시들해져 갔다"며 "법원의 업무량을 감당하기 벅차하는 여성 법관을 마치 모자란 사람처럼 바라보면서 일정한 업무에서 배제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용한 지식과 정보는 회식장소와 흡연실에서 유통돼 여성 법관에까지 닿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의식을 모아 선배 법관들이 마련해 준 것이 젠더법연구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저는 헌법연구회, 외국사법제도연구회, 현대사회와 성범죄연구회에서 활동했다"며 "아무런 대가 없이 시간을 쪼개 더 나은 재판을 연구하기 위한 토론을 게을리 하지 않는 동료들에 대한 존경심과 법원에 대한 자긍심이 제가 오랜 기간 근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제게 헌법재판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헌법재판소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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