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 서울 소재 병원에서 간호사로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A씨는 출퇴근 시 인수인계를 하거나 받는다. 근무는 데이(오전), 이브닝(오후), 나이트(철야) 근무로 나뉘며 데이의 경우 오후 2시30분이 공식적인 퇴근 시간이다. A씨는 업무가 끝나면 교대자에게 환자가 어떤 약을 먹는지,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특이사항 등의 정보를 전달한다. 그런데 업무 인계를 하는 데 30분 가량이 소요돼 오후 3시 넘어 병원을 나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 인수인계 중 환자 '이벤트'가 발생해 즉각 업무에 투입되기도 한다. 나이트 근무도 마찬가지다. 규정된 출근 시간보다 30분~1시간 일찍 병원에 도착해 업무를 전달받는다.

인수인계는 교대근무를 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하는 일이 잦다. 그렇다면 인수인계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돼 추가적인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근로시간이 맞다.

고용노동부 및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이란 경제적 목적과 관계없이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아래 둔 '실' 구속시간을 의미한다. 즉 출근 전, 후, 휴게시간 등의 근로시간이 사용자의 지시에 의해 이뤄지고 근로자가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또 인수인계를 위해 조기출근을 하지 않을 때 임금 감액, 복무위반 제재 등 불이익이 불가피하다면 근로시간이 맞다.

고용부는 2019년 근로감독을 실시해 50개 병원 중 연장근로 수당을 미지급한 11곳을 적발한 바 있다. 인수인계 등으로 초과근로를 했음에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곳들이다. 한 병원은 직원 263명에게 연장근로 수당 1억9000여만원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용부는 "간호사들이 인수인계를 위해 앞뒤로 추가 근무하는 시간은 당연히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며 "인수인계 과정에 대해서 추가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 사례로 돌아가보자. 고용부와 근로기준법이 밝힌 '근로시간'의 정의와 특성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수인계를 하며 퇴근시간 및 출근시간이 변동됐다면 초과근로수당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 또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군이라는 측면에서도 인수인계를 하지 않을 시 이에 따른 제재가 예상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해 서울고법은 24시간 가동되는 소각로 시설에서 운전원 또는 현장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인수인계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했다. 이들은 교대 시 인수인계를 위해 근무시간표에 적힌 시간보다 10분 이상 일찍 출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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