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여동생의 시아버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에게는 10년 전 결혼한 여동생이 있다. 가족들은 사돈과 같은 동네에서 살고 사이가 좋아 평소에도 자주 만났다.
A씨도 사돈댁과 자주 어울렸지만, 여동생 시아버지 B씨의 선을 넘는 발언으로 가족 모임에 나가는 게 꺼려졌다.
평소처럼 가족 모임을 하던 중 술에 취한 B씨는 "평소에 너를 되게 예뻐했다. 며느리는 아들 스타일인데, 너는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보다 못한 제부의 누나가 B씨를 택시에 태워 집에 보내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후 B씨와의 만남이 불편해진 A씨는 1년 전 B씨의 칠순 잔치에도 가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예의가 없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됐다고 한다.
이날 뒤풀이 자리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여동생 부부와 부모님은 택시를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홀로 남은 A씨는 사돈댁이 집에서 가까워 걸어가려 했다. 이때 여동생 시어머니가 A씨를 데려다주겠다며 나서자, B씨는 본인이 A씨를 데려다주겠다며 우기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불편함을 참고 B씨와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충격적인 상황은 두 사람이 모텔 앞을 지나면서 벌어졌다.
B씨는 갑자기 엉덩이를 밀며 A씨를 모텔 쪽으로 밀었다. 이에 A씨가 "왜 이러냐"며 화를 내자, B씨는 손을 잡고 모텔 쪽으로 강제로 끌고 갔다.
A씨는 "(근처에) 모텔이 보이니까 제 팔을 잡고 모텔로 끌고 갔다"며 "저를 끌고 가더니 제 팔을 딱 잡고 속옷 속으로 집어넣어 만지게 했다. '이 나이 먹고도 잘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한 번만 하자'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B씨의 팔을 깨문 뒤 택시를 타고 나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A씨는 셋째를 임신한 지 8개월 차였던 동생을 생각해 차마 신고할 수 없었다. 그날 이후로 A씨는 밤마다 악몽을 꾼 탓에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심지어 직장도 다닐 수 없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에 사돈댁과의 식사 자리가 있다는 말에 A씨는 단칼에 거절했다. 그러자 A씨의 어머니는 "왜 안 가냐"며 화를 냈고, 참다못한 A씨는 그제야 성추행 사실을 가족들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B씨는 아들에게 "사돈아가씨가 날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동안 계속 나한테 신호를 주길래 받아준 것 뿐"이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뒤늦게 A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B씨는 "50만원 줄 테니까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A씨는 "합의할 의사가 없다"며 B씨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B씨는 초범이라는 이유 등으로 강제추행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돈 측에서는 반성이나 사과 한 마디 없었고, 제부는 되레 A씨를 째려보거나 무시했다.
문제는 가족들의 태도였다. 부모님과 여동생은 성추행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A씨가 부모님에게 "왜 화도 안 내주냐"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자 "화를 어떻게 내냐. 네 동생 이혼하게 만들 일 있냐"는 말만 돌아왔다고.
A씨는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상황"이라며 "사돈어른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가족들에게 2차 가해까지 당했다. 왜 피해자인 제가 숨어 지내야 하냐"고 토로했다.
이에 박지훈 변호사는 "강제추행죄 벌금까지 선고된 걸 기반으로 민사 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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