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일부 해소에도 혼란 여전…경제회복 불씨 살리기 시급[탄핵안 가결]

기사등록 2024/12/14 18:02:47 최종수정 2024/12/14 18:48:23

2025년 경제정책방향 준비 부처별 논의중

거시경제 안정·리스크 관리·민생안정 과제

반도체 특별법·밸류업 등 주요 정책 논의해야

"성과있는 정책들은 연속성 확보도 중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가결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탄핵' 범국민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12.14. jhope@newsis.com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으나 헌법재판소 판결과 조기대선으로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특별법, 증시 밸류업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정치권의 재논의가 필요하지만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경제회복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경제팀의 대응과 국회 협치가 시급하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기획재정부는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각 부처별로 내년도 주요 정책 추진방향을 논의 중이다.

거시경제 안정과 리스크 관리, 민생안정 등에 대한 과제들을 담아 예정대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주일에 2~3차례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며 직원들의 업무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경제정책방향은 큰 틀의 경제정책보다는 기존의 정책을 갈무리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경우 반년 만에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준비에 착수해야 하는 만큼,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인 2016년 12월 당시에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으나 '밋밋한 정책', '재탕정책'이라는 언론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쟁점이 있고 법을 개정해야 하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경제관계장관회의, 산업경제장관회의는 예정대로 매주 진행하면서 아쉬운 대로 현실을 감안해 최선의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안건으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4.12.14. kkssmm99@newsis.com

경제 정상화를 위한 정치권의 선행논의가 시급하지만 아직까지 여야 간의 협치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주요 정책들을 국회 논의 단계에서 부결하고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분야 직접 보조금 및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방안을 담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은 재계에서 손꼽는 시급한 대책이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도체 기업의 통합 투자세액 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p) 높이고, R&D 시설 투자를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세법개정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 공급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방안을 담은 전력망 확충 특별법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한 차례 법 개정이 좌절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밸류업 세제의 조속한 추진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지난 7월 제출한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의 주주환원 증가분에 대해 법인세 5%를 세액공제하는 방안과 밸류업 기업 투자자들의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분리과세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나아가 정부안뿐 아니라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 또한 함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당분간은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기업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전략을 구축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경구원 연구실장은 "정부 대응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국면인 만큼 기업들이 스스로 외환·금융시장 모니터링하는 등 각자도생 전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혼란한 과정에서도 빠른 경제 안정을 위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는 정책은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창조경제추진단에서 일했던 한 기재부 공무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에도 미르재단 등 문제가 있었던 문화사업은 압수수색이 들어오고 전부 중단됐지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은 그대로 진행했다"며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정책을 이어가면서 성과를 많이 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에 박근혜 정부의 4차 산업혁명 등의 정책을 폐기하지 않고 가져간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필요한 정책은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대통령 윤석열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들어서고 있다. 2024.12.14.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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