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속이고 수억원대 분양 사기 혐의
수사망 오르자 해외 도피…입국 후 사기
경인방송 회장 취임도…호화생활 영위
1심 징역 2년6개월→2심 징역 2년
권 전 회장은 조선족 중국인 A씨로 신분을 속이고 하도급 공사 발주를 해주겠다며 4억원을 받아 챙긴 후 국외로 도주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으로 권 전 회장은 2011년 9월 공사 발주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로비 자금을 주면 용인 신갈의 주상복합건물 전기 통신 공사를 발주해 주겠다"고 속여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분양 대행권을 줄 능력이 없음에도 위조된 '용인 신갈 분양 대행 계약서'를 제시, 또 다른 피해자에게 "돈을 주면 분양 대행권을 주겠다"고 속여 3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아파트 분양 사기 과정에서 조선족 중국인 A씨의 위조여권으로 신분을 속여 국외로 도주한 뒤, 귀국 후에는 본인 신분으로 사업가 행세를 하면서 경인방송 회장까지 취임한 이력이 있었다.
그는 2000년 허위 분양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48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아 특정 경제범죄 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2001년 호주로 도피했고, 이후 브로커를 통해 구입한 A씨 여권으로 2010년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빼돌린 자금 대부분을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으로 탕진한 후 다시 2012년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2014년 본인 신분으로 다시 귀국, 48억원 불법 대출 사건으로 처벌을 받았다. 이후 건설 브로커 등으로 활동하던 중 지난해 경인방송 회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전 회장은 수사 과정에서 A씨와 닮은 사람을 착각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제시하자 그간 A씨 행세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1심은 권 전 회장에게 지난 6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은 "검찰 조사 당시 (혐의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죄를 덮어씌운다고 진술하는 등 진지한 반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구속 직후에야 공탁을 했는데 피해자들은 공탁과 상관없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피고인과 검찰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을 심리한 재판부는 권 전 회장에게 1심보다 적은 형을 선고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김용중·김지선·소병진)는 지난달 1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권 전 회장의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기죄로 인한 처벌을 면하고자 국외로 도피했다가 타인의 여권으로 입국해 범행을 했고 이후 장기간 해외로 도피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공탁한 바 있고, 당심에 이르러서 피해자에게 2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합의했고 다른 피해자에게 추가로 1억원을 공탁했다"며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권 전 회장은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지난달 22일 상고장을 제출했고, 이에 따라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