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희망을 같이 드러냈다"…플라스틱 협약 첫 날부터 '빨간불' 등장

기사등록 2024/11/26 14:17:29

세계자연기금 첫 날 회의 평가 결과 공개

법적 구속력에 선진국 등 일부 국가 이견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지난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각 나라별 참가자들이 행사진행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2024.11.25.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플라스틱 문제를 논의하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 첫 날부터 국가별 입장차가 드러나며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세계자연기금(WWF)은 전날 회의 내용에 대한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세계 최대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은 이번 플라스틱 회의 옵저버로 전 회의 과정에 참관해 매일 회의 진행 상황을 빨간불, 노란불, 파란불로 표시할 예정이다.

회의 첫 날에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 의장의 협상안인 '논페이퍼' 문서가 협상 출발점인 공식 문서로 채택되며 중요한 첫 단계를 넘었다.

협상 초기 아랍국가연맹과 유사 입장 국가들이 본희에서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발언을 반복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르완다, 사모아, 노르웨이, 브라질, 영국, 미국 등 다수의 국가가 논페이퍼를 적극 지지하며 빠른 채택을 촉구했고, 151개국에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회의 진행과 별개로 회의 내용 자체에는 국가별 입장이 여전히 첨예하게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연기금이 강력한 목표와 승인 가능한 간결한 형태의 문안 등 기준에 따라 회의 진행 상황을 평가한 결과, '무독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제품 설계 및 시스템에 대한 요구사항'은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자연기금은 "제품 설계에 대한 약하고 자발적인 조치를 포함한 의장의 논페이퍼 외에는 제안된 내용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정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구속력 있는 금지 및 단계적 퇴출,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되는 특정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전 세계적인 구속력 있는 금지 및 단계적 퇴출 등은 '주황색' 평가를 받았다.

영국과 몰도바, 노르웨이는 법적 구속력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과 중국은 자발적 조치 또는 국가적 (자율) 조치를 강조했다.

시스템 전환을 위한 충분한 재원과 자원 확보, 이행 조치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은 '노란색'이 켜졌다.

정의로운 전환, 역량 강화 및 기술 지원에 관한 지원 관련 세부 내용이 담겼고 인도에서는 새로운 전용 다자 간 기금을 설립을 제안하는 내용을 밝혔다.

프라산나 드 실바 세계자연기금 국가 사무소 부문장은 "플라스틱 협약 협상 첫 날은 인간의 탐욕과 같은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희망적인 긍정의 면도 드러냈다"며 "2024년에는 반드시 성과를 이뤄야 하며, 협상 첫 날 대다수 국가들이 보여준 행동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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