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이전까지 공개석 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었지만, 올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개발(R&D) 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때마다 해당 산업군에 걸맞는 아들 3형제 중 한명을 대동해 '승계 중간점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회장은 2018년 12월 이후 공개석 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계열사의 자율 경영을 존중하고, 아들 3형제를 중심으로 구축된 승계 구도를 존중하려는 목적이 짙었다.
이랬던 김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센터를 방문한 지난 3월29일을 기점으로 부쩍 경영 현장을 많이 찾고 있다. 김 회장은 올 들어 총 8번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첫 방문지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호황의 주역이다. 김동관 부회장 경영의 핵심 회사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5년 새 각각 2배와 4배로 껑충 뛰었다.
김 회장의 두번째 행선지인 한화로보틱스는 외식 산업과 로봇 기술을 접목해 신사업을 창출하고 있는 곳이다. 김동선 부사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며 테크 분야에서 한화그룹 기업들과 협력이 기대된다.
곧 이어 김 회장은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 현장도 찾았다. 그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김 사장을 지원했다. 김 사장은 미국 증권사 인수도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은 3형제의 경영 현장을 모두 한 차례씩 둘러본 이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공장, 한화인터스트리얼솔루션즈, 한화자산운용,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 공장, 한화오션 시흥 R&D 캠퍼스 등을 잇따라 찾았다.
김 회장은 이처럼 현장 경영에 나설 때마다 아들 중 한 명과 동행해 계열사별 승계 구도를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경영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8차례의 현장 경영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사업장을 4번 찾으면서 김 부회장에게 각별한 기대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에도 이름을 올린 김 회장이 앞으로 방산 분야 경영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김 부회장에게 전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들린다.
방산 주력 계열사가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시스템 등 4개 회사를 2조원에 사는 빅딜을 삼성과 체결한 것도 김 회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중요한 의사 결정을 챙기는 동시에 현장 경영을 통해 사실상 승계 수업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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