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들 반대로, 노사 잠정합의한 부결
패밀리넷 포인트 전 직원 지급, 불만 키워
임금인상률 낮은 것도 반대표로 이어져
"총파업 가능성만 남겨 뒀다" 목소리도
잠정 합의안에 담긴 임금 상승률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여서 직원들의 반대가 높았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2023·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결과, 반대 표가 찬성 표보다 많아 결국 부결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4일 임금인상 5.1%, 장기근속 휴가 확대,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전 직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안에 합의했다. 지난 1월 16일 2023년과 2024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교섭을 새로 한 지 10개월 만에 잠정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전삼노 조합원 투표에서 이 같은 이 합의안이 예상외로 부결되면서 노사 임금협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전삼노 노조원들은 모든 직원에게 20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밀리넷은 자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다.
일부 노조원들은 수개월 간 파업을 하며 수백 만원 이상 임금을 포기한 것을 감안하면,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까지 포인트를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전삼노 내부에서도 "노조원들만 포인트를 받는 것이 맞다", "조합 가입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고생한 사람들에게만 불공평한 처사다"는 목소리가 컸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임금 인상률 5.1%(기본인상률 3%·성과인상률 2.1%)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이는 적은 인상폭으로 임금 산정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는 반대표로 이어졌다.
노조원들은 파업까지 한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잠정 합의안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전삼노 집행부는 이날 오후 6시 대의원 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집행부는 임금협약에 대해 노조원들이 요구하는 하한선을 확인한 만큼, 내부 협의 후 이보다 더욱 개선된 안을 사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추후 교섭 또한 결렬되면 전삼노는 쟁의권 확보 절차를 다시 밟아 또 한번 총파업에 나설 수도 있다.
업계는 이번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의 임금협상은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협상은 앞으로 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다시 총파업이 벌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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