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재계, 산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은 인플레이션방지법(IRA)에 근거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까지 축소 혹은 폐지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업계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업계는 일단 숨죽이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재계 전반적으로 변수가 많은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을 고려해 적합한 인사를 전면에 세우거나 배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현대차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앉혔다. 1967년 창사 이후 외국인 CEO가 선임된 건 처음이다. 여기에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던 성 김 고문을 대외협력 사장으로 임명했다.
트럼프발 리스크와 변수,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통을 앞으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북미에 165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최대 시장이다. 무뇨스 CEO는 도요타 유럽법인, 닛산 미국법인을 거쳐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해 북미권역을 책임졌다.
성 김 사장은 동아시아와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 관료 출신으로 부시 행정부부터 오바마·트럼프·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핵심 요직을 지냈다.
미국 국무부 은퇴 후 올해 1월 현대차 고문역으로 합류해 글로벌 통상 대응 전략, 대외 네트워킹 등을 지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대미 전략 수립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싱크탱크 역량 제고 및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김승연 회장이 우주·항공·방산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을 겸임하기로 하면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탄탄한 대미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력 관계, 사업 확대에 힘을 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는 등 트럼프 측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대표적인 재계 인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및 우주항공 분야 등 글로벌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환경 변화 속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말 인사를 앞둔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들도 미국 사업 리스크를 고려해 이와 관련한 인사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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