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 대북 영향력 사용해야" vs 시진핑 "한반도 전쟁 용납 못해"(종합2보)

기사등록 2024/11/17 12:06:54 최종수정 2024/11/17 12:48:15

페루 APEC 회의 계기로 바이든·시진핑 마지막 정상회담

바이든, 북한 러시아 파병에 문제 제기

트럼프 2기 앞두고 시진핑 "미국과 계속 협력 용의"

[리마(페루)=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4.11.17.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이윤희 특파원 = 미국 정권교체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정상이  회담을 갖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반도 상황 등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페루 리마에서 약 1시간 40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와 관심을 갖는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이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월 퇴임이 확정돼 두 정상 간에는 마지막 정상회담이다.

우선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수천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배치된 것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며 러시아의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위험한 확대 행위"라면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에 우려를 표하고, 나아가 시 주석과 중국이 긴장을 억제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중국의 전략 안보 및 핵심이익이 위협을 받은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시 주석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문제(전쟁)에 대해 중국의 입장과 행동은 정정당당하며 대화와 협상을 추진하고 줄곧 평화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과 계속 대화하고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대만 문제 등 미국이 지켜야 할 '레드라인'도 제시했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 측과 대화 유지·협력 확장·이견 관리를 할 용의가 있다"며 "어렵게 이뤄진 미중 관계의 안정적인 정세를 유지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 측은 또 양측이 7가지 공동인식(합의)에 따라 양국 관계의 안정과 '평화로운 과도(권력이향)'의 실현을 추진하려 한다고 전했다.

[리마(페루)=신화/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4.11.17.
시 주석은 "▲대만 문제▲ 민주 인권 ▲제도 ▲발전 권리는 중국의 4대 레드라인으로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가드레일이자 안전망"이라고 역설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은 대만 분리독립 행보와 대만해의 평화·안정은 물과 불과 같이 공존할 수 없고, 대만해의 평화를 유지하려면 미국은 라이칭더 대만 민진당 당국의 독립 본질을 인식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며 대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인민의 발전이익은 박탈할 수 없고 무시할 수 없다"면서 "각국은 자국의 안보를 수호하려 하는데 그어떤 국가도 이를 악의적으로 탄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관련해서는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라면서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라는 양자 갈등에 개입해서는 안 되고, (미국이) 도발을 부추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은 핵무기 사용 결정을 인공지능(AI)에게 맡기지 않도록 합의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측은 AI와 관련해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고, AI 시스템의 위험을 해결하고 AI 안전과 국제협력을 개선하며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한 AI를 촉진할 필요성을 확인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핵무기 사용 결정에 대해 인간의 통제권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 발표문에 따르면 두 정상은 "AI 영역에서의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AI가 개선되고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추진하며 핵무기 사용 결정에 대해 인간의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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