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 출사표' 박형욱 교수 "전공의 견해 중시"

기사등록 2024/11/12 16:36:13 최종수정 2024/11/12 17:12:16

12일 비대위원장 후보로서 포부 밝혀

"의료직역 상호존중·합의 전통 만들 것"

"희생 큰 전공의·의대생 견해 중시돼야"

[서울=뉴시스]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 전문의 겸 변호사)가 공석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빈 자리를 메워 의료 사태에 대응할 비대위원장 후보로서 전공의·의대생 등 의료계의 여러 직역을 아울러 구심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 뉴시스DB) 2024.06.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 전문의 겸 변호사)가 공석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빈 자리를 메워 의료 사태에 대응할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면 전공의·의대생 등 의료계의 여러 직역을 아울러 구심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인 박 교수는 12일 의료계 단톡방을 통해 "그동안 전공의들이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여러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비상대책위원회라는 틀 안에서 의료계 여러 직역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면, 서로를 존중하고 합의를 이루는 전통을 만들어 나간다면, 그것은 의료계의 커다란 힘이 될 것이고 국민에게 큰 신뢰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정부의 독단적 행정으로 인한 의료 파탄이 계속되고 있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면서 "국민의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의료계는 사분오열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엄중한 시기에 비상대책위원회의 임무는 매우 막중하다"면서 향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될 경우 비대위 운영 방향에 대해 밝혔다.

박 교수는 "비대위는 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리더에게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결단과 독단을 분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장이 구성원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의협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계가 한 자리에서 모여 서로를 존중하고 합의를 이루어 나가는 것으로, 지금 의협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비대위 운영에 있어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의료계 어느 직역보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희생이 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떤 조직이든 희생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그 조직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분명 의료에는 헌신이 필요하지만, 일반 시민이 근로조건을 중시한다면 전공의들과 의대생들도 그것을 중시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선배 세대가 “라떼는”을 운운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착해 놓았다"면서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하는데 솔로몬의 재판에서 마치 아이를 칼로 베어서라도 내가 가지고 가겠다는 태도"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부의 독단적 태도야말로 진정한 대화를 막는 것으로, 정부가 독단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협의체를 운영하더라도 결국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은 터질 것이고,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의협 차기 회장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은 의협 차기 회장으로도 출마할 수 있지만, 새 회장을 선출할 때까지 가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교수는 "새롭게 선출될 차기 회장과 집행부에 상호존중의 분위기와 전통을 넘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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