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동 어려워지며 노숙 시작
굶주림 못 이기고 총 9차례 범행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검찰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후 서울대학교 인근에서 8년간 노숙하며 200만원 상당을 훔친 60대 남성을 기소유예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8일 야간건조물침입절도, 야간건조물침입절도미수 혐의를 받는 A(67)씨에 관해 구속 취소 및 취업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인근 관악산에서 노숙하며 총 9차례에 걸쳐 219만원 상당 현금과 상품권을 훔쳤거나 훔치려다 실패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를 수사하던 서울 관악경찰서는 그에게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지난달 23일 구속 송치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사업 실패 뒤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일용직으로 일하기조차 어렵게 되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노숙 생활을 하게 됐다.
이 기간 법원이 그를 실종 선고하며 약 12년 동안 사망자로 간주되던 중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연을 들은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피해자 10명 전원이 처벌불원 의사를 표했고, A씨도 갱생 보호 프로그램 이수에 동의했다고 한다.
검찰은 A씨가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법원에 실종 선고 취소를 청구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함께 주거·취업 지원 등 갱생 보호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범행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 사안 구체적 사정을 세심히 살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정한 처분을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한편 사건 관계인 권익을 보호하는 따뜻한 검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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