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름난 미국 전문가
이재용·최태원 등도 트럼프와 일면식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자와 소통 가능한 국내 재계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재계는 특히 트럼프 집권 1기(2017~2021년)에 맺어온 인연을 살려 양국 간 경제 협력 네트워크를 재구축한다는 입장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최고의 '미국통'은 공화당과 인맥이 두터운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꼽힌다.
풍산은 고(故) 류찬우 선대 회장 시절부터 부시 전 대통령 집안과 대를 이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류 회장은 '아버지 부시'를 "대디(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에는 바버라 부시 여사의 장례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류 회장은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학계 등 미국 내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평이다.
그는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류 회장이 몸담은 풍산이 방위산업체인 만큼 오랜 기간 대미 관계에 공을 들여온 결과다.
류 회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을 맡으며, 대미 네트워크의 진가를 조금씩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2024 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을 계기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더라도 큰 걱정 안 해도 된다. 오히려 트럼프랑 잘 맞을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류 회장은 트럼프 측근들과도 개인 네트워크를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인선이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고 있는 만큼, 류 회장이 가진 주변인 네트워크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김승연, 우호적 관계…주요 총수들도 일면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도 트럼프 측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인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2월 트럼프 당선인이 주최한 기업 대표 간담회에 해외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상원의원단을 초청해 한미 양국 기업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정파를 나누지 않고 다양한 미국 정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김승연 회장도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책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추천으로 지난 1기 취임식에 초청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1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약한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인 에드윈 퓰너가 초청을 주선했다. 김 회장은 그와 20년 이상 관계를 이어온 사이다.
김 회장은 김동관 한화그룹 대표이사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등 세 아들과 함께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함께 만나며 인연을 넓혀가고 있다.
또 다른 그룹 총수들도 미국 현지 투자를 계기로 미국 인맥을 다져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청와대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 최 회장과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2019년 6월 열린 한국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재계는 앞서 트럼프 1기 초반에는 공화당 인맥과 상대적으로 멀어져 인맥 찾기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2기 집권에는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살려 안정적인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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