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에 미국 소비둔화 우려…韓 수출 부정 영향"

기사등록 2024/11/07 16:48:53 최종수정 2024/11/07 20:40:10

KIEP, 미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

10% 보편관세·이민정책 결합시 美성장률 1~2%p 하락

공약 실현시 재정적자 7.5조 증가…정부지출 여력 제한

"전략수립 시급…대중국 견제 역효과 없도록 설득 필요"

[밀워키=AP/뉴시스]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미국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 멜라니아 여사, 이방카 트럼프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2024.11.07.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2기 트럼프 정부가 보편관세·이민정책을 실현할 경우 미국의 물가압력이 오르고 성장률은 떨어지면서 소비여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7조5000억원 이상 증가해 정부지출 여력에는 제한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수출에도 직격탄을 가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7일 '미국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0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민정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물가 상승이 소비둔화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EP에 따르면 TD증권은 트럼프 행정부가 10%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물가는 0.6~0.9%포인트(p)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다른 국가들이 사과부터 위스키까지 모든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수출 상대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여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생산지를 태국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보편관세 정책이 이민정책과 결합할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2%p 낮출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이민자 유입 증가는 임금상승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빠른 노동력 증가세는 잠재 성장률 상승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다만 KIEP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보편관세를 도입하더라도 개별 국가와 협상하는 과정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상호무역법 제정'은 별도의 법률 제정을 요구하고 있어 공화당 내 당론 결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책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냐루카=AP/뉴시스] 6일(현지시각) 보스니아 바냐루카의 공화국 궁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는 성조기와 트럼프 당선인 사진이 투사되고 있다. 2024.11.07.
미국의 강화된 대중국 견제정책 전망과 관련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인 '투자, 연대, 경쟁'에서 '투자'와 '연대'는 사라지고 '경쟁' 측면의 일방적 제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위험을 비롯한 정책 방향 전환이 예상된다.

KIEP는 "트럼프 당선자는 친환경 관련 규제(화석연료 채굴, 내연기관차 규제) 폐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인플레이션감축법 내 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 폐지는 공화당 내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해 어려울 수 있으며 친환경차 보조금 폐지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전자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과 관련해서는 재정건전성을 악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행 21%인 법인세율을 2025년 이후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최종적으로 15%까지 낮출 것을 제안했다. '프로젝트 2025'에서는 소득세율 구간 단순화(7개→2개), 대부분의 소득공제(deductions), 세액공제(tax credit), 면세(exclusions)를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초당적 비영리단체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22)'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 실현될 경우 2035년까지 향후 10년에 걸쳐 7조5000억 달러의 추가적인 재정적자 증가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 규모가 120%에 육박하는 가운데 추가 재정적자가 발생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정부지출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KIEP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불러올 수 있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사안별 협상의 여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대미 투자를 레버리지로 삼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역장벽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실현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중국 견제정책을 기회 삼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는 동시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중국 견제조치로 인해 의도치 않은 역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미국 대선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63.51)보다 6.28포인트(0.24%) 하락한 2557.23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43.31)보다 0.16포인트(0.02%) 상승한 743.47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396.2원)보다 5.8원 오른 1402.0에 출발했다. 2024.11.07.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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