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 내년 8월까지 1500만주 매각 계획 발표
자선기부 위한 200만주도 매각 예정…공모가 대비 60% 상태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커머스 쿠팡의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021년 미국 뉴욕증시(NYSE)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식 매각에 나서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쿠팡Inc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CEO가 미국 증권거래법 '10b5-1' 규칙에서 지정한 증권거래위원회(SEC) 가이드라인과 쿠팡의 주식 거래 정책에 따라 지난 8월12일 '사전 주식 거래 계획'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쿠팡 클래스A 보통주를 최대 1500만주까지 매각하는 것으로, 오는 11일부터 시행해 내년 8월 29일까지 진행한다.
김 의장은 1500만주 매각 계획과 별도로 최대 200만주의 쿠팡 주식을 추후 자선기부할 계획이다.
계획된 거래규모는 김 의장의 쿠팡 보유 주식(1억7480만2990주·클래스B 보통주) 수량의 10%가 되지 않는다.
매각 계획인 1500만주(8.6%)와 기부 목적 주식 200만주(1.1%)를 합친 1700만주는 보유 지분의 9.7%다.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으로, 일반 주식인 클래스A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의장의 주식 매각계획에 대해 쿠팡은 "세금 의무를 포함한 상당한 재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실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이번 주식 매각 계획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통상 국내외 상장기업 오너들은 통상 주가가 최고점일 때 주식을 매각해 개인 재원으로 활용하는 데 반해, 김 의장은 상장 첫 지분 엑시트임에도 공모가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주식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모가 35달러로 2021년 3월 상장한 쿠팡 주가는 당일 가격이 주당 6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빅테크 조정에 맞물려 주가가 10달러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다 지난해 연간 흑자를 기록, 올 들어 주가가 상승하며 25달러 선을 형성했지만, 공모가를 회복하려면 40% 이상 올라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글로벌 CEO들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가격에 주식을 팔고 있는 모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경우 지난 2021년 820만주(10조4600억원)를 판 데 이어 2022년 들어 4월(10조9000억원), 8월(9조5000억원) 등 4차례에 거쳐 30조원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매각 시점은 테슬라 주가가 크게 오를 때로, 주가는 2019년 말 28달러 선에서 2021년 11월 407달러로 1350% 가량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10년 상장한 테슬라 공모가(17달러)를 감안하면 2300% 오른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올해 들어 1조원어치(7억13000만달러)의 주식을 매각했다.
앞서 그는 지난 3월 미국 SEC에 10B5-1 사전거래 계획을 제출해 내년까지 7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처분키로 했다.
공모가 12달러로 상장한 엔비디아 주가는 2021년 말 13달러 선에서 지난달 140달러대로 970% 이상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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