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빅스포 2024 행사 중 기자간담회
[광주=뉴시스]이승주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6일 "주택용 전기요금도 원가 밑돌고 있는 만큼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다만 정부 당국과 물가와 석유·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결정해야 한다).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날 광주 KDJ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빅스포(BIXPO) 2024' 중에 만난 취재진들이 산업용 요금만 인상하고 주택용은 동결한 것과 관련 추후 계획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동철 사장은 산업용 요금만 인상한 것에 대해 "정부 당국이 물가나 소비심리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인 만큼 (하전 입장에선) 순응해야 했지만, 아직도 2021~2023년까지 원가 인상요인이 다 반영되진 못한 상황"이라며 "오는 2027년 말까지 사채 발행이 2배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격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상화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로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김 사장은 "오는 2050년까지 에너지 분야 누적 투자액은 27조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1년 전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표한 것보다 2배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분야가 그동안 다른 산업을 보조하는 데 그쳤지만, 현재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분야로 떠오르고 있지만, 우리는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혁신기업, 자산가치 6조원 이상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이 118개 나왔다. 전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다"며 "우리는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혁신기업을 지원하고 발굴하는 게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그 중심에 한전이 있다. 한전이 지금처럼 자기 성장에만 급급하면 에너지 생태계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한전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생태계에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국내에서는 전력망을 확충하고 정전이나 고장 예방을 위한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것에도 투자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며 "에너지 신기술 신산업 활성화에도 한전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관련 한전법이나 전기사업법 등도 손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불허된 이후 경과에 대해 묻자 "하남시에서 불허 결정을 내린 것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현재는 행정심판도청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일 1차 심리가 있었지만, 행정심판 심리는 하남시의 연기 요청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앞으로 6주 후인 12월 중순께 본격 1차 심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기 심리에서 저희 의견이 인용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며, 추가적으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력망 확충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 '주민 수용성'을 꼽았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인허가가 (제 때) 되지 않는 부분이다. 나름대로 적기에 준공하기 위해 법 제도를 개선하고 전력망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투자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안 중"이라며 "국가 주도 전력망 건설에 매진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추진하며 최소 3년은 공기를 단추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적자 해소를 위해 오는 2026년을 목표로 발표한 건전화 계획을 기존 18조에서 20조원으로 상향한 것이 현실 가능한 지 묻자 "여러 자구노력은 실현 가능하지만, 변수는 자산 매각"이라고 꼽았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 그린벨트나 변전소에 있는 부동산 등 그대로 매각할 수 없는 자산도 있다. 상계해야 할 것도 있고"라며 "그런 조건들만 맞아 떨어진다면 자산 매각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며, 현재로선 (목표치도)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한전은 전일 KDJ컨벤션센터 다목적 1홀에서 신기술 전시회 국내외 15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BIXPO 2024' 개막식을 개최했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에너지 미래로 향하는 여정'을 주제로 오는 8일까지 3일 간 진행된다.
개막식에는 요 콥스(Jo Cops)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회장과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전 세계 전력업계 최고경영자(CEO)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한전은 개막식에서 비전으로 ▲DC공급 인프라 확대 ▲기술혁신과 표준화 ▲DC공급 정책과 시장조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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