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고려아연이 보유 중인 ㈜한화 지분을 매각하고, 호주 자회사에 빌려준 돈을 조기에 돌려받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고려아연은 금융당국이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자, 대신 자산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6일 기존에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 7.25%(543만6380주)를 모두 한화에너지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1520억원이며, 거래는 내달 9일까지 진행한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인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에 빌려준 3900억원도 이달 중에 돌려받기로 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미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대여금 조기 상환을 의결한 바 있다.

고려아연이 ㈜한화 지분 매각과 자회사 대여금 조기 상환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5420억원에 이른다. 이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고려아연이 빌린 단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한화 지분 매각과 해외 자회사 대여금 조기 상환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주식 매각과 별개로 한화그룹과는 수소, 해상풍력, 자원개발 등에서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금융당국이 법적 문제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고려아연 유상증자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유상증자는 즉시 효력이 정지됐고, 고려아연은 정정신고서를 작성해 계속 유상증자를 진행할 지, 아니면 철회할 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계속 진행한다고 해도, 일정이나 규모 등 중요한 내용들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