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59분부터 12분간 통화…일본보다 90분 더 빨라
尹 "위대한 미국 끌어가길 기원"…트럼프 "한미협력 기대"
조현동 주미대사 주선…'리스크' 우려 속 첫발 잘 뗀 한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가 오전 7시59분부터 약 12분 동안 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먼저 "마가(MAGA)' 슬로건으로 대승을 거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도 리더십으로 위대한 미국을 끌어가길 기원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당선자가 "아주 감사하다. 한국 국민들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일 협력 관계가 나날이 견고해져 왔고 이러한 협력이 캠프데이비드 3국협력 체계로 구축될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1기 재임기간 동안 한미일 간 협력을 잘 다져놓은 기여도 있다"며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자"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흔쾌히 "한미 간에 좋은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호응했다.
양측은 양국이 인도태평양(인태) 지역과 한반도, 글로벌 차원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구축해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두루 잘 듣고 있다"면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건조 능력 알고 있으며 보수·수리·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 중인 북한의 군사 동향을 상호 평가하고 긴박한 전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점증하는 핵 능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 오물풍선 낙하, 서해상에서의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보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김 차장은 "양측은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직접 만나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조만간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전화 통화는 일본보다 1시간 30분 먼저 진행된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같은날 오전 9시30분부터 5분여 간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했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전화 통화가 발빠르게 성사된 데는 조현동 주미대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대사관 참사관급 직원 2명을 대동한 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마러라고가 있는 플로리다주로 직행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러라고를 인수팀 거점으로 정했다. 2016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에는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인수팀 거점으로 삼았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모든 상황이 빨리 돌아가고 있다"면서 "조 대사가 마러라고를 간 1차적 이유는 (윤 대통령과의)통화를 주선하는 활동을 하기 위함이었고 이제 막 인수위도 꾸려졌으니 네트워킹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더 하게 될 것이다. 회동도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선 전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왔던 것도 한 몫 했다.
외교부 조태열 장관을 비롯한 고위관료들은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공화)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등 트럼프 측 주요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했다. 주미 대사관 측에서 실시한 대면 회동만도 100차례가 넘는다고 한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가운데 정부가 미국 신행정부와 첫발을 잘 뗐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늘 아침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다. 선두그룹 외국 정상들과 한 통화에 포함된 것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에서 더 나아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과 한국이 인태 지역 주요 행위자로서 트럼프 당선인이 어떻게 평가하는 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많은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통화를 기초로 관계를 안정화 시키겠다는 두 분의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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