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민주 김문수, 국회에서 토론회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일반고 110곳 출결 현황 분석
"교외체험학습 12월 몰아 써…10월엔 조퇴일수 급증"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후인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고등학생들의 등교율이 50%대로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능 이후 고3 교실이 텅텅 비는 '파행 운영'은 수년 넘게 교육계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5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 받은 '2023학년도 고등학교 3학년 출결 현황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이 공개했다.
사걱세는 이날 오전 김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갖고 출결 자료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걱세와 김 의원은 서울 지역 11개 교육지원청으로부터 각각 10개씩 총 110개 일반고의 총 재적생과 출석일수, 유형별 결석·조퇴일수를 제출 받아 분석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되는 질병·미인정·기타 결석일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출석률은 3월 평균 98.3%에서 12월 92.7%로 5.6%포인트(p) 감소한다.
그런데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는 총 출석인정 결석 수를 결석일수에 합친 '등교율'을 계산한 결과, 3월 96.9%에서 12월 57.3%로 무려 39.6%p 폭락했다.
사걱세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고등학생 10명 중 4명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았거나 전체 학생이 수업일수 10일 중 4일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가장 낮은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관할 A 고등학교는 지난해 12월 등교율이 고작 8.7%에 그치기도 했다.
출석인정 결석은 생리공결(월 1회), 경조사, 법정 감염병, 천재지변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고교 현장에서 가장 통용되는 방법은 교외체험학습 신청이다.
교육부의 지난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학생이 쓸 수 있는 교외체험학습 기간은 학교에서 정한다. 다만 교육부는 '과도하게 정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각 시도교육청마다 연간 20일 또는 법정 연간 수업일수(190일) 10% 이내 등으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110개 고교 학생들은 3월에 인정결석을 총 7107일, 총 출석일수 대비 1.4% 사용한 반면 12월엔 15만9869일(35.4%) 몰아 쓴 것으로 분석됐다.
비슷하게 조퇴는 수능 직전인 지난해 10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10개 고교의 '미인정 조퇴' 총 일수를 살펴보면 3월 818일, 12월 2467일 수준인 반면 10월 1만3793일로 급격히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조퇴'도 3월 6250일, 12월 1728일 수준인 반면 10월 1만4426일로 다른 시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사걱세는 "특정 기간 미등교 현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동일한 경향성을 보인다"며 천재지변이나 개별 학교의 사례가 아닌 대입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10월 조퇴 러쉬'에 대해서도 "해당 기간 대입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결석이나 조퇴를 통해 학교 밖에서 학습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사걱세는 대입 수시 학생부가 마감되는 매년 8월31일을 시작으로 고교 수업 파행 운영이 시작된다는 복수의 현직 고교 교사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걱세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 "이 기간에 교사는 사실상 정상적인 교과수업 및 각종 교내 활동을 거의 진행할 수 없다"며 "그나마 수능까지는 출결이 유지되는데 수능이 끝난 이후 학생에게 등교나 학교 활동 참여를 독려할 명분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고교에서 11월까지 교외체험학습 사용을 불허하거나, 교육부가 매년 수능 전후 내놓는 '학년말 학사 운영 지원 계획'은 근본 처방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수시·정시를 합쳐 한 시기에 실시하는 등 대입 방식을 대폭 줄이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사걱세는 이 또한 "상대평가가 유지된다면 극한 경쟁의 방식을 단순화하 는 결과에 머물게 될 뿐"이라고 했다.
사걱세는 ▲수능·내신 등 절대평가 전환 ▲수능·대학별 고사의 고교 교육과정 연계 강화 ▲수능 출제범위 축소 등 근본적 대입 제도 개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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