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윤 사과 요구' 까지, 수위 높은 쇄신 요구에… 당내 "쇄신 필요" 공감대

기사등록 2024/11/04 17:59:18

한, 윤 사과·개각·김 여사 활동 중단 등 공개 요구

한 대표, 윤 대통령에 직접 사과 요구는 처음

"주말 사이 물밑 요청 했는데 답 없어 발언 강도 높아져"

계파 막론하고 대통령실 쇄신 필요성에 공감대

당정 분열 우려는 여전…친윤 일부 "야당 대표인가" 불만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다 잠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4.11.0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한재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와 개각 등을 요구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대체로 국정 쇄신 필요성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방치할 경우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다만 여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사과와 대통령실 인적 개편 및 개각,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등 종합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지 닷새 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명씨 녹취록에 침묵을 이어가던 한 대표가 이날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대통령실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민심이 악화한 데다가 여권 내부에서 쇄신 요구가 분출한 데 따른 것이다.

한 대표는 주말 사이 당 안팎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통령실에도 관련 의견을 전달했으나 특별한 대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는 이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한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대통령실의 반응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젠 김 여사와 명씨만의 문제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 연관 된 것이고,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법리로) 국민 감정을 이해시키기에는 너무 선을 넘었다. 지지율 추락에 시간이 많이 안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주말 사이에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계속 쇄신 요청을 했었는데 답이 없었다. 기존 언어 표현으로 안 되니 마음먹고 발언한 것"이라며 "발언의 강도가 훨씬 더 커졌기 때문에 이젠 대통령실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도 "한 대표가 대표로서 할 말을 했다"는 반응이었다.

한 영남 지역 의원은 "한 대표가 한 말은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고 하는데, 그냥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당내에서 '대통령실이 그대로 있어도 된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한 대표 입장에선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지 않을까"라며 "요즘 여기저기서 '(대통령이) 사과하라' 이야기 많이 하지 않나"라고 했다.

다만 당 중진들은 한 대표의 공개 발언이 당정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한 3선 의원들은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과 대통령실의 변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당정이 분열하지 않고 단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 대표가 사전에 대통령실과 물밑 조율을 거친 뒤에 발언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3선 의원은 "할 소리를 했는데 본인이 (대통령에게) 오더하듯이 말하니까 어색한 부분도 있다"며 "우리는 탄핵을 한 번 당해본 세대니까, 무엇보다 용산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당 내부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친윤계 재선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민주당 당 대표인가. 대통령을 감싸고 보호해야 하는 게 여당 대표인데 왜 자꾸 훼방꾼 역할을 하나"라며 "똘똘 뭉쳐서 민주당에 대응하고 세계적인 안보도 민생도 어려운데 대통령을 자꾸 힘들게 해서 오히려 국민을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소통을 할 의지가 전혀 없다"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기현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 11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11.04. kch05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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