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뒤덮은 시커먼 스모그…파키스탄 초등학교 휴교

기사등록 2024/11/05 00:10:00 최종수정 2024/11/05 00:44:17

휴교·재택근무·건설 작업 금지 등 오염 퇴치 조치 시행

[라호르=AP/뉴시스]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짙은 안개로 시야가 좁아지면서 오렌지 라인 메트로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라호르와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을 뒤덮고 있는 짙은 스모그와 관련된 나쁜 공기 질로 인해 호흡기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2023.11.24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파키스탄의 대기질이 건강에 위협이 될 정도로 오염돼 초등학교가 일주일간 문을 닫는다.

4일(현지시각)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문화 수도인 북동부의 도시 라호르의 대기질 오염이 심각해 초등학교가 일주일간 휴교를 하는 등 조치에 들어간다. 이는 지난 3일 대기질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 따른 결정이다.

라호르에서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녹색 봉쇄의 일종으로 노동자의 절반은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필터 없이 음식을 굽는 것이 금지되고 동력 인력거는 제한된다. 결혼식장은 오후 10시에 문을 닫아야 하며 오염을 퇴치하기 위해 인공 비가 사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특정 지역에서 건설 작업을 금지하고 매연을 내뿜는 차량의 소유주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1400만의 인구가 사는 도시에서 호흡기 관련 및 기타 질병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인도와 국경을 인접한 라호르에서 대기질이 악화하기 시작한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이 회색 스모그로 인해 질병을 앓고 있다.

라호르에 사는 28세의 대학원생 자와리아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외로 나가는 것만으로도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됐다"며 "올해는 10월에 이미 하늘이 흐려졌고 스모그가 그 어느 때보다 독한 것 같다. 매년 더 아프다. 거리를 걸으며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시절이 먼 기억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지 환경 보호 당국은 대기 중 직경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 혹은 아주 작은 입자 물질의 농도가 450에 가까워져 유해하다고 밝혔다.

매체는 라호르가 한때 정원의 도시로 알려졌으며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무굴 제국 시대엔 정원이 널리 퍼져있었지만,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급증으로 인해 녹지를 위한 공간이 거의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심각한 대기질 오염 문제는 파키스탄과 인접한 인도 역시 겪고 있어, 두 국가가 협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리암 나와즈 파키스탄 펀자브주 총리는 "인도-파키스탄의 복잡한 정치를 제쳐두고 두 나라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대기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 간의 스모그 외교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나와즈 총리는 "스모그는 정치가 아닌 인도주의적 문제이며 국경을 인식하지 않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인도는 이 제안에 아직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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