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
야, '김영선 해줘라' 녹취 윤 공천 개입 주장
"당선인 정치적 중립 의무 없어…견강부회"
"경선 무렵 관계 끊어, 취임 전날 축하 전화"
거짓 해명 논란에 "거짓말 등식화는 무리"
"관저에 사우나·스크린골프 없어, 초라한 곳"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윤 대통령과 명 씨와의 관계, 이와 관련한 대통령실 거짓 해명 논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명 씨와 통화에서 했던 발언의 공천 개입 여부, 호화 관저 의혹 등에 관한 공세에 적극 대응했다.
◆"'녹취' 공천 개입 주장, 과도한 정치공세"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명 씨와 했던 통화의 녹취록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전날 공개된 통화 녹취록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부분 등이 불법 공천 개입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공천 개입이다 선거 개입이라고 규정짓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이것은 지나친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한 것이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 취임 전후에 공천개입을 한 바가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당으로부터 어떤 건의,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를 내린 바도 없다. 이(녹취) 내용은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내용이라는 점 분명히 확인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목소리의 주체인 명 씨도 어제 대통령은 전혀 선거, 공천 개입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고, 그 녹취도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는 내용도 잘렸다고 했다"며 "일방적인 민주당의 주장이고 문제 제기이지 이것이 위법한 것이고 공천개입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입증되지 못하는 일방적 정치적 주장"이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갖고 불법 공천개입이라고 주장하지만 법률가한테 물어보시라, 5월9일(통화 당일)은 당선인 시절이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라며 "(당선인은)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도 없는 것이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어떤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이건 다분히 정치적 견강부회"라고 했다.
아울러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공천과 관련한 의견 개진은 문제가 될 게 없다. 불법 개입을 했다는 건 당의 권한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라며 "당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과 이준석 당 대표도 김영선 후보 공천에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지난 취임 이후 2년 동안 계속돼 온 '대통령을 죽여 당 대표(이재명) 살리자'라는 야권의 정치 캠페인의 지속된 맥락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선 무렵 명 씨 관계 끊어, 5월9일 통화는 축하 전화…사과 못 해"
대통령실이 그간 명 씨 관련해 냈던 해명이 '거짓'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 실장은 적극 해명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은 경선(2021년 10월8일)이후 윤 대통령과 명 씨는 문자를 주고받거나 대화한 적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는데, 어제 통화(2022년 5월9일)가 공개되자 기억에 남을 중요한 대화가 아니었다고 입장이 바뀐다"며 "적어도 경선 이후 연락을 안했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실장은 "대통령실의 알림은 경선 이후에 대선 과정에서 명 씨와 교류하거나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이야기"라며 "그걸 거짓말이라고 등식화시키는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기억에 의존해서 말씀하신 거다"라고 밝혔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거짓 해명'에 대해 거듭 지적하자 "경선 무렵 관계를 끊고, 본선 전까지 공백이 있다가 취임 전날 축하 전화를 짧게 받은 것"이라며 "앞선 대통령실 공지도 '기억합니다'라는 서술 문자를 썼다. 대통령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니까 '기억한다'라고 서술한 거다. 취임식 전날 수없이 전화가 온 것을 어떻게 하나하나 기억하나"라고 반문했다.
정 실장은 "100여 분 이상 축하전화가 오는데, 사람과의 대화를 다 기억하지는 못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본질은 명 씨의 조력을 중간에 매몰차게 끊은 것이고, 그러다가 취임식 전날 축하 전화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정도로 설명드렸기 때문에 사과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문자 속 '오빠'를 끌어들여 "문제가 되고 있는 친오빠는 이 자리에 나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과 궤변을 밥 먹듯이 하고 있는 비서실장 같다. 국민을 상대로 사기친 오빠"라고 했다. 이에 정 실장은 "모욕적인 말씀을 하고 계시는 거다"라고 했다.
정 실장은 해명 과정에서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어떤 국민이 '본선까지 연락 안 하셨겠구나, 취임 직전에는 축하 전화는 할 수 있었겠구나'라고 생각하겠느냐"라며 "이러니까 지지율이 이 모양인 거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고 그게 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에서 사실과 다른 메시지가 나갔으면 국민한테 비서실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며 "사과할 일 아니다. 사과 못 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녹취에 대한 내용은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며 "대통령 취임식 전날은 수없이 많은 전화를 받는다. 그런 정황을 한 번 생각해주시면 이해가 갈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정 실장은 "천 의원이 명태균을 더 잘 알지 않느냐. 이 전 대표와 새벽 4시에 사찰에 가서 홍매화를 심었지 않았느냐"고 응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남동 관저 초라하고 검소해…사우나 스크린골프 없다"
한남동 관저 호화시설 설치 의혹 제기에는 "과거 청와대처럼 옷장이 30개가 있지도 않은, 아주 검소하고 초라한 대통령 관저"라고 일축했다.
정 실장은 관저 내 사우나와 스크린 골프장 등 시설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에 호화시설이 있느냐는 게 (질문) 초점인 거 같은데 사우나나 스크린골프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외빈들이 가끔 오면 그들은 한결같이 '세계 10대 강국 대한민국 대통령의 관저가 이렇게 험블하냐' 한결같이 얘기한다"며 "외교부장관 공관을 개조해서 쓰고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의 관저로는 굉장히 초라하고 검소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민주당 위원들도 적절한 시점에 한남동 관저에 초대해서 한번 보여드리고 싶은 그런 심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과 관련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하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1%포인트(P) 내린 19%로 나타났다. 취임 후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부정평가는 72%였으며, 부정평가 이유 1위는 '김건희 여사 문제(17%)'였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통화 9086명 중 1005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11.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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