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위성사진 등 분석…"남부 6개 마을 파괴"
"민간 목적물 혼재 지역 표적 삼는 건 위법"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1000채 넘는 건물을 파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NYT는 위성 사진과 동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지상전을 개시한 이래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한 레바논 남부 6개 마을에서 1085개 건물이 붕괴하거나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마이빕 마을엔 건물 최소 76채가 파괴돼 몇 채만 남았다. 인구 8000명 구모 메이스알자발에서만 최소 311채 건물이 파괴되거나 크게 손상됐다.
블리다 마을에선 최소 168채가 파괴됐으며, 고대 건축물에 있던 모스크도 무너졌다. 아이타알샤브에선 최소 206채가 파괴됐다. 마을 동부의 건물 대부분 잔해로 변했다.
인구 1만명의 카프르킬라에선 최소 284채 건물이 심하게 파손되거나 파괴됐다. 라미야에서도 최소 40채가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습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군이 지상에서 의도적으로 철거한 건물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개 마을 중 5곳에서 최소 200채 건물이 폭발물을 설치한 뒤 원격으로 폭파하는 방식으로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주택 및 기타 건물 지하에서 헤즈볼라 땅굴을 발견해 파괴했다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가정에 가하는 지속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헤즈볼라도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남부 5개 마을 내 이스라엘군 진지를 표적으로 삼았으며, 한 마을에선 이스라엘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주민 상당수가 피난을 떠나면서 일부 마을에선 인구가 소멸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격 이후 레바논 전역에서 이재민 140만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NYT는 사진과 영상으론 레바논 남부 상황을 엿볼 수 있을 뿐, 이 지역으로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실제 피해 정도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인 마을이 있는 지역을 전투 대상으로 삼는 건 국제법상 문제가 있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톰 다넨바움 미국 터프츠대 국제법 부교수는 비군사적 구조물은 군사적으로 사용되거나 구체적인 관련 정보가 있을 경우에만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군사적 목표와 민간 목적물이 혼재된 지역 전체를 표적으로 삼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와 연대를 표방하며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 왔다.
주민들이 헤즈볼라 공격을 피해 장기간 피란 생활을 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북부 주민들의 귀환을 목표로 지난 1일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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