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3분기도 1조원 이상 적자 추산
5나노 이하 수요 견조…추가 고객 확보가 관건
HBM4 고객 유치에도 사활
인공지능(AI) 관련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회복세가 더딘 모바일, PC 등 전통적인 반도체 수요 산업의 부진이 심감하기 때문이다.
당분간 파운드리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아 수익성이 높은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등 선단 공정에서 일감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1일 발표한 삼성전자 확정 실적에서 3분기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매출은 29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세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 기대에는 여전히 못미치는 실적으로 여기에는 파운드리 사업의 부진이 한 몫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DS) 사업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이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12% 증가하는 등 개선폭이 컸지만 파운드리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DS 부문의 사업부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파운드리(시스템LSI 포함) 부문의 3분기 매출은 7조원 수준으로 전년 5조9000억원 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영업손실은 1조원 이상으로 전년(9300억원·추정)에 이어 조 단위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극과 극' 양면성을 띤 것으로 알려졌다.
AI와 HPC(고성능 컴퓨팅) 응용처 시장에서는 수주 성과가 뚜렷한 편이다. AI·HPC 고객 수가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쟁사인 대만 TSMC의 시장 지배력이 60%로 육박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더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TSMC에 과도하게 일감이 쏠리는 것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삼성전자에게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파운드리에서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당장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중심으로 수주 강화에 나선다. 또 2나노 GAA(Gate All Around) PDK(Process Design Kit)를 고객사에 배포해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도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근본적인 고민이 모바일·PC 등 전통 수요 시장의 회복세가 더딘 데 있다"며 "이 같은 전통 수요 감소를 AI 산업의 수요 증가가 상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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