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위 올라온 분리수거 차량 후진 중 치인 초등학생 숨져
사고현장 한 켠에 국화·과자류 놓여…"명복 빈다" 잇단 추모
주민 커뮤니티엔 "위험해 보였다" "안전 불감증 인재" 글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아파트 단지에서 하굣길 초등생이 후진하는 생활폐기물 수거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에 이웃들은 슬픔에 잠겼다.
사고 현장 한 켠에는 숨진 학생을 추모의 국화가 놓였고 일각선 "도로 구분이 안 돼 예견된 사고였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30일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이 폐기물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진 광주 북구 신용동 한 아파트단지 분리수거장.
분리 수거장 한 켠에 깔린 종이상자 위에는 흰 국화 10송이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구석을 차지한 바나나우유와 과자 상자도 눈에 띄었다.
사고 현장 주변에 국화 한 송이를 든 주민들이 서성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 아이의 가방을 대신 어깨에 멘 학부모들은 삼삼오오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숨진 A양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도 분리수거장 앞을 지날 때면 부모의 손을 꼬옥 잡으며 어깨를 움츠리기도 했다.
한 어머니는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인도 위 수거장까지 바짝 붙여 댄 수거차에 우리 아이가 사고 나면 어쩌나 불안했었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 주민들만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추모의 뜻을 전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입주민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식 듣고 아무것도 못하겠네요'라고 적었다. 다른 주민도 '어른의 부주의로 어린 아이가 부모의 마음이 어떠실 지…일어나지 않아야 될 일이 일어났네요'라며 애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어머님 오열하시던데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사고였는지 기가 차고 분노가 치민다'며 안타까운 참변에 황망할 유족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격분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천사가 너무 빨리 하늘로 갔다', '명복을 빈다' 등의 글도 잇따랐다.
일부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 가능성을 제기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같은 단지에 사는 한 글쓴이는 '분리수거장 앞을 사람이 지나가는 데도 후진하면서 차량이 안 멈춘다. 수신호 주는 사람도 없고 (차에는) 판자가 높게 설치돼 있어 뒤를 볼 수도 없으면서 무작정 후진하는 거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어느 주민은 '항상 의문이었다. 인도 옆에 펜스를 치지 않은 게 불안해 보였다. 인도 위에 택배·분리수거 차량이 올라와있을 때 신경 쓰였는데 이런 일이 터지니 화가 난다'고 커뮤니티에 썼다.
이 밖에도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다', '관리사무소가 인도 위로 차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시설 정비를 해야 한다' 등의 글이 게시되고 공감을 얻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20분께 분리수거장 앞에서는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 A(7)양이 후진 중인 5t짜리 생활폐기물 수거 차량에 치여 숨졌다.
수거 업체 소속 운전자 B(49)씨는 홀로 정차하는 과정에서 A양을 미처 못 봐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몰던 수거차량에는 후방 경고음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혼자 작업을 하던 B씨는 이마저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사)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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