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규모 13% 낮춰…보유현금은 최대
내년 HBM 투자여력은 더 커져
3분기에는 당초 예상보다 투자 규모가 컸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되며 향후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제품군 위주의 생산 투자 여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차입금 규모는 21조8400억원으로 지난 2분기 말(25조2300억원)보다 13% 줄었다. 차입금은 기업이 사업을 위해 외부에서 빌려오는 부채다. 차입금이 늘수록 기업의 재무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차입금 비율은 올 들어 급격한 감소세를 띠고 있다. 분기별 차입금 비율의 경우 올해 1분기 53%, 2분기 42%, 3분기 33%로 줄었다.
순차입금 비율도 1분기 35%, 2분기 26%, 3분기 17%로 낮아졌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뺀 순수 차입금이다.
반면 보유 현금은 올 2분기 9조6900억원에서 3분기 10조8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역대 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에 따라 지난 2022년부터 순차입금이 급격히 늘어 지난해 말 정점을 찍으며 재무구조가 불안한 상태였다. 하지만 올 들어 순차입금 규모가 줄고 현금은 늘며 재무구조가 한결 안정된 모습이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재무구조 개선은 올 들어 고부가 제품인 HBM의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해 수익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10%대, 3분기에는 30%를 넘어섰다.
HBM은 일반 D램 반도체보다 가격이 3~5배 이상 비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HBM 매출도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설비투자액은 충북 청주 M15X 공장 준공 투자 결정 등 기존 계획보다 큰 10조원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HBM의 수익성 견인이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이 재무 여력을 확보한 만큼 SK하이닉스는 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군 위주로 설비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M15X 공장 및 용인클러스터 1기 공장 투자로 내년 인프라 투자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능력(캐파)이 커지면 향후 AI 시장 성장세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수혜 폭은 기존보다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의 성장세로 실적 개선, 투자 여력 확보 등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의 호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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