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정재호 주(駐)중국대사가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대사는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묻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 대사는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났을 때 코로나19가 끝나면 방한을 검토하겠다는 말을 시 주석이 했다"며 "지난해 9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중국에 왔을 때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APEC에는 주로 시 주석이 참여해왔기 때문에 좋은 (방한)기회가 될 것"이라며 "내년 경주에서 APEC이 열리는 것을 계기로 당연히 (한·중 정상회담)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상반기에 양자로 방문해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에 연연하지 않고 윤 대통령이 중국을 먼저 방문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 대사는 "사실 다음달이면 시 주석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을 한 지 2년이 된다"며 "지난해 9월 리창 국무원 총리가 조속한 방한을 검토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국 대통령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6번 방중했는데 중국 지도자는 1번 방한했다"며 "중국 측 약속이 먼저 지켜지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반 년 가까이 중·북 관계가 미묘함을 보이는 몇 가지 징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0년 중·북 관계를 돌아보면 매우 악화됐다가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봐온 만큼 이번에도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사치품 수입과 관련해서는 "최근 밀수가 있다면 그 루트가 러시아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중국 측 백두산이 창바이산(長白山)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데 반면 북한 측 등재 신청은 통과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제시한 자료보다 북한 자료가 좀 불충분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 "시간문제이지만 결국에는 등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온라인 댓글로 여론을 호도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카운터파트와 소통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도 한·중 간 우호적 정서가 줄어드는 것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우려와 관심을 공유한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주한 중국대사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정 대사는 "한국이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비중 있는 인물을 엄선하고 있다는 건 듣고 있다"면서 "그러나 언제 누가 선정되는지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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