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의 포위 훈련 다음날 미국산 드론 1000대 구매 계약

기사등록 2024/10/16 09:24:59

스위치블레이드와 알티우스 2종, 2233억 원 규모

“기존 정밀 미사일을 보완해 다층적 억제 전략을 강화”

[핑퉁(대만)=AP/뉴시스] 대만 남부 핑퉁현에서 지난 8월 26일 실시된 군사훈련에서 대만군이 M1167 험비에 장착된 BGM-71A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2024.10.1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대만은 양안(중국과 대만)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비대칭 전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1000대에 가까운 킬러 드론(무인기)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는 대만의 이같은 대량 드론 구매 발표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쌍십절(雙十節) 경축사의 독립지지 입장에 대한 보복으로 대만 포위 훈련을 벌인 뒤 하루 만에 나왔다고 전했다.

대만군은 15일 타이베이에 있는 미국의 재대만협회와 두 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재대만협회는 대사관 기능을 하는 곳이다.

계약 규모는 총 52억 7000만 대만 달러(약 2233억 원)로 대인 공격을 위해 설계된 685대의 스위치블레이드 300과, 대장갑 공격용인 291대의 알티우스 600M-V 두 종류다.

스위치블레이드는 2029년 11월 말, 알티우스는 2027년 말 인도 예정입니다.

새로 구입하는 드론은 대만 북쪽 타오위안, 중부의 타이중, 남쪽 가오슝, 동쪽의 화롄을 포함한 주요 전략적 위치에 배치될 예정이다.

스위치블레이드와 알티우스 드론 시스템은 모두 목표 지역을 순찰하고 목표물이 식별되면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스위치블레이드 300은 2분 이내에 다양한 플랫폼에서 발사될 수 있다. 비행 거리는 30km, 비행 시간은 20분이 넘는다.  미국 제조업체인 에어로 바이런먼트에 따르면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방어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SCMP는 전했다.

알티우스 600M은 비행거리 440km에 비행 시간은 4시간 이상으로 육지, 공중, 해상 플랫폼에서 발사할 수 있다. 제조업체인 안두릴은 드론이 여러 개의 추적 장치와 탄두 옵션을 운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새로 도입되는 드론은 기존 정밀 미사일을 보완해 다층적 억제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6월 드론 판매를 승인하면서 “대만 군대를 현대화하고 신뢰할 만한 방어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의 10일 경축사 발언에 반발해 14일 대만 포위 훈련인 ‘연합 리젠(聯合利劍•날카로운 칼)-2024B’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군함 17척, 해안 경비대 함선 17척, 그리고 섬 봉쇄를 모의한 전투기 출격이 최소 125회 포함됐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15일 오전까지 출격 횟수는 153회로 늘었다.

항모 랴오닝함도 대만 동부 서태평양에 출현해 미국 등 외부 세력의 대만 지원을 차단하는 훈련을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라이 총통은 경축사에서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며 ”현재 대만은 이미 타이·펑·진·마(대만 본섬과 펑후, 진먼, 마쭈 등의 지역)에 뿌리를 내렸고 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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