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인도, 외교관 맞추방 등 시크교도 피살 사건 여파로 관계 급전직하

기사등록 2024/10/15 07:45:03 최종수정 2024/10/15 07:48:16

지난해 6월 브리티스 컬럼비아에서 시크교 분리주의자 피살

경찰 “인도 외교관들이 정보 제공 및 살해 연루 명백한 증거”

시크교도는 1947년 이후 북부 펀자브 중심으로 분리 및 독립국가 요구

[뉴델리=AP/뉴시스] 지난해 9월 10일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중 트뤼도 캐나다총리와 단독 회담하는 인도의 모디 총리.  2024.10.1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캐나다와 인도가 14일 상대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지난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인도 시크교 분리주의자 살해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인도의 고위 관리를 포함한 6명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추방된 외교관에는 토론토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의 인도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도 포함됐다.

이는 해당 관리들이 시크교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뒤 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도도 같은 날 캐나다 외교관 스튜어트 휠러를 포함해 공무원 6명을 추방해 맞대응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인도 정부 요원들이 캐나다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살인 등의 활동에 연루되었다는 명백하고도 설득력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것은 캐나다의 주권과 국제법에 대한 매우 용납할 수 없는 위반”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캐나다의 주장을 터무니없다며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의 시크교 공동체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책략이라고 비난했다. 캐나다의 시크교 공동체는 인도 밖에 있는 가장 큰 시크교공동체 중 하나다.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트뤼도 총리의 인도에 대한 적대감은 오랫동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멜라니 졸리 외무부 장관은 이번 외교관 추방과 관련 인도 외무부 장관 수브라만얌 자이샨카르와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 정보 동맹국과도 통화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왕립기마경찰(RCMP)의 마이크 듀엠 국장은 인도 정부 요원이 조사 결과 시크교도 살인과 폭력 행위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듀엠 국장은 캐나다의 남아시아계 주민 12명이 경찰로부터 안전 위협에 유의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맞추방 사태는 트뤼도 총리가 지난해 의회에서 발언한 내용이 발단이 됐다.

트뤼도 총리는 인도 정부 요원들이 지난해 6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서레이에서 발생한 시크교 운동가 하딥 싱 니자르를 살해한 데 연루됐다는 신빙성있는 주장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자르는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단체의 지도자이자 캐나다 국적을 지닌 인물로 한 시크교 사원에서 피살됐다.

당시 뉴델리는 이러한 주장을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인도에서 40명 이상의 외교관을 철수하도록 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주 라오스에서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났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간 회동에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은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부터 시작되어 시크교도로 구성된 국가 칼리스탄(Khalistan)을 건설하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칼리스탄 건국에 대한 요구는 지난 1980년대 인도에서 무장 반란 세력이 진압되며 절정에 이르렀는데, 당시 수천 명이 사망했다.

이후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은 현재 북부 펀자브 지방에선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고 있으며, 모든 인도 주류 정당들은 하나같이 이에 반대한다.

그러나 캐나다, 호주, 영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시크교도 중에선 아직도 칼리스탄 건국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국가들에서의 시크교도 활동은 불법은 아니지만 인도 정부는 해외 시크교도 운동가들의 칼리스탄 건국 및 국민투표 실시 요구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여왔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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