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신드롬'에 저서 품귀·도서관 대출중…전자책 대체도

기사등록 2024/10/14 16:26:14 최종수정 2024/10/14 17:28:16

서대문구 도서관, 한강 저서 전권 대출 중

도서관 사서 "수상 다음날 15권 예약 마감"

중고 가격도 천정부지…특별판 855%까지

독자들 "책 구할 방법 없어…전자책이라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중앙도서관 사서가 1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문학실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작품 열람 서비스 준비를 하고 있다. 2024.10.1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최성웅 인턴기자 = "이번 기회에 (한강 작가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요. 보통 책을 빌려 읽고 재밌으면 구매하는 편인데…대출이 불가능하니 전자책을 고민 중이에요."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저서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점에서는 책을 내놓자 말자 완판되고 도서관에서는 전권이 대출 중인 상황이다. 더욱이 중고책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처음으로 전자책 구매를 고려 중이라는 이들도 생겨날 정도로 '신드롬' 현상을 낳고 있다.

14일 오전 찾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립 도서관. 이날 역시 도서관에는 한강 작가의 책이 혹시 남아있는지 확인하러 온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도서 검색대에서 '한강'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더니 전권이 모두 대출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 은평구에 산다는 최모(28)씨는 "예전에 한강 작가가 쓴 시집을 읽었는데 취향에도 맞고 좋았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엔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어 도서관을 와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도서관의 검색어 순위 중 1, 3, 4위는 모두 소설가 한강과 관련된 키워드였다. 높은 관심도 만큼 책은 일찌감치 동이 난 상태이다.

이 도서관은 한강의 저서를 총 15권 보유하고 있는데 이날 기준 15권 모두 예약조차 불가능한 상태였다. 예약자가 3명을 넘기면 예약이 마감되기 때문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바로 다음날 한강의 저서 전부가 대출돼 나갔다"며 "예약도 역시나 당일에 모두 마감됐다"고 말했다.

다른 도서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 통계에 따르면 10월 2주차 대출 급상승, 대출량 상위 도서 1~3위는 모두 한강의 저서가 차지했다. 도서관 정보나루는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수집한 회원·장서·대출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강 저서의 품귀현상은 서점과 도서관을 넘어 중고책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중고책 거래 사이트를 보면 중고책 가격이 새책 가격에 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라딘 중고매장에 따르면, 정가 1만3500원인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중고가는 각각 1만2000원(89%), 11,900원(88.1%)로 나타났다.

소년이 온다 특별 한정판의 경우 가격이 10만원(854.7%)까지 치솟았다. 또 다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한강의 초판사인본이 70만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품귀 현상에 책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재고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전자책을 고민 중이라는 이들도 늘고 있다.

문모(28·서울 은평구)씨는 "한강 작가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채식주의자를 읽어볼까 고민 중"이라며 "보통 책을 사서 읽는 편이라 전자책을 사서 읽는 걸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민인 한모(30)씨는 "보통 먼저 도서관이나 중고서점에서 먼저 읽어보고 재밌으면 책을 구매하는 편인데 한강 책이 인기가 너무 많아 문제"라며 "예전에 읽었던 소설책을 전자책으로 사서 다시 읽어볼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작가 한강(53)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전국이 '한강 열풍'으로 들썩였다. 한강의 작품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온라인 서점을 통한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중고거래 사이트에 '웃돈'을 얹은 한강의 저서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중고나라)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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