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쉐퉁 “해리스 중국 부상 용납 못해” vs 미어샤이머 “양국 총격전 피하길 희망”

기사등록 2024/10/14 16:19:42 최종수정 2024/10/14 17:24:16

미-중 대표 현실주의 국제정치 학자 칭와대에서 토론

“해리스 승리하면 미중 정치적 갈등 더 심해질 것”

칭화대 옌쉐퉁 교수(왼쪽)와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지난 11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토론회를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 SCMP 캡처) 2024.10.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인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지 않아 정치적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옌 원장은 지난 11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와의 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저서 ‘강대국 정치의 비극’에서 무정부적 국제 체제에서 국가는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극대화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공격적 현실주의’를 주창했다.

◆ 옌 “해리스는 미국의 우위, 트럼프는 국내 이익에 더 관심”

옌 원장은 해리스가 중국이 현재 미국을 추격하고 있으며 미국이 더 이상 1990년대처럼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트럼프보다 더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는 트럼프보다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더 열의가 높다”며 “트럼프는 미국의 국제적 지배력보다 미국 국내 이익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가 선거에서 이긴다면 트럼프가 선거에서 이기는 것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 더 많은 정치적 갈등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8월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고 지난달 트럼프와의 토론에서도 이 문구를 반복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보도했다.

많은 관찰자들은 해리스가 승리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정책을 대부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술 제한에 대한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 즉, 제한된 분야에서 보다 강화된 대중 봉쇄 전략을 펴는 것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는 재선될 경우 모든 외국 상품에 10%의 일괄 세금을 부과하고 중국 상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 옌 “대선 후보 누가 승리해도 미중 관계 악화”

옌 원장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중국과 미국간 경제 관계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 혐오증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의 사고방식을 지배하고 있으며, 두 정당 모두 중국이 특히 경제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진단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중국이 지역 패권국이 되면 미국의 생존에 위협이 될 것이고, 그러면 미국은 중국을 존재적 위협으로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이 너무 강력해져서 서반구로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우리가 동아시아에 군사 기지를 건설한 것처럼 서반구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옌 교수는 강력한 중국이 미국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는 생각에 반대를 나타냈다.

옌 교수는 “중국과 미국의 경쟁은 생존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문제는 누가 세계 질서를 형성할 더 많은 권력을 가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 미어샤이머 “미중간 힘의 균형 변화로 위기, 총격전 피하길 희망”

미어샤이머 교수는 “중국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통합한 기존의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붕괴되고 있는 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같은 기관이 특징인 중국 주도의 질서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 체제가 미국과 중국간의 안보 경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두 나라가 1991년부터 2017년까지 매우 잘 지냈지만 그 사이에 힘의 균형이 변화했다”고 중국이 강력해진 현실을 강조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앞으로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총격전을 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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