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 약발 떨어질까" 개미, 中 증시 하락에 베팅

기사등록 2024/10/14 11:12:33 최종수정 2024/10/14 11:16:13

중화권 증시, 국경절 연휴 이후 8~10%↓

개미, 주식 매도·증시 하락에 베팅 나서

증권가 "中 추가 부양책 모멘텀 존재해"

FILE - In this photo released by Xinhua News Agency, cyclists, some take selfie as they take rest against the sunrise skylines in Pudong, China's financial and commercial hub, in Shanghai, China on Nov. 3, 2023. Chinese leaders have wrapped up a two-day annual meeting to set economic priorities for the coming year, the official Xinhua News Agency reported Tuesday Dec. 12, 2023 without giving details of what was decided. (Wang Xiang/Xinhua via AP, File)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중화권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화권 증시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 후 폭등세를 보였다가 추가 부양책 실망감과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증권업계는 중화권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이어지겠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 의지를 감안하면 정책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10월1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X'(YANG) 상장지수펀드(ETF)를 4042만 달러(약 546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ETF는 'FTSE 차이나 50 지수' 하락률의 3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또 이달 들어 개미들은 홍콩 증시에서만 주식을 3940만 달러(약 533억원)를 순매도했고, 상해와 심천(선전) 증시에서도 각각 360만 달러(약 48억원), 942만 달러(약 127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개미들이 중화권 주식 매도와 지수 하락 베팅에 나서면서 증시 향방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최근 중화권 증시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한 달 만에 상해종합지수가 18.9%, 홍콩 항셍지수는 24.2% 오르는 등 폭등세를 기록했지만,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개장한 지난 8일 고점을 형성하고 차익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맞물리면서 지난주 중화권 증시는 8~10% 가량 급락세를 나타내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은 내년에 배정된 예산 중 1000억 위안(약 19조원)을 조기에 투입하는 등 경기 부양 정책을 발표했지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날 중국 상해 지수와 홍콩 항셍 지수는 각각 6.6%, 9.4% 급락한 바 있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기대하는 재정정책 집행 규모가 2조 위안 수준인데, 올해 중국 정부가 재정 균형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약 2조8000억 위안에 달한다"며 "지난 12일 재정부 기자회견에서 재정정책 규모가 발표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2주 후 전인대에서 2조위안을 초과하는 정책이 발표될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화권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향후 추가 부양책 발표에 따른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이번주 발표되는 중국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와 9월 실물 지표(산업생산·소매판매)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GDP 발표에서 올해 5% 안팎 경제성장 달성을 낮추는 결과로 해석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했던 2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을 포함한 대규모 재정지원책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중국 정부의 부양책은 정책 당국의 위기 인식과 경기 부양 의지가 연속적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력하다"며 "스왑 프로그램과 재대출 프로그램은 조달 자금을 주식 매수에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4분기 증시에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겠으나, 단기적으로 정책 모멘텀은 증시 센티먼트(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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