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일 한연희 강화군수 후보 지원 유세서 '끌어내려야' 발언
여 "이 대표 사법적 심판 다가오자 두려운 나머지 자기 고백 한 것"
야 "민주주의 기본원칙 강조한 일반론을 왜곡해 정치적 공격해"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여야는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일을 제대로 못 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강화군수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선거를 기다릴 정도도 못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이라도 끌어내려야 한다'며 탄핵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고 했다.
그는 "그간 민주당이 차곡차곡 쌓아온 일련의 탄핵 빌드업이 모두 이 대표의 의중에 따라 기획된 것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라며 "이 대표가 사법적 심판의 시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두려운 나머지 자기 고백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그간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를 개인 로펌으로 전락시켜 사유화하고 자신의 방탄을 위해 국회를 정쟁의 늪에 가둬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강화군 유세에서 한 말을 그대로 돌려주겠다. 본인의 범죄를 숨기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거대 야당 대표의 권력을 쓰면 안 된다"라고 질타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주말 (이재명) 당대표가 직접 나서서 '도중에라도 끌어내려야 한다'며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라며 "다음 달 사법 판결을 앞두고 점점 숨통이 조여오자, 영부인 의혹을 고리 삼아 탄핵 선동을 벌여 사법리스크를 줄여보겠다는 심산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결심을 했다. (이재명 대표가) 단식 때도 했고 수십번은 얘기했을, '잘못하면 끌어내린다'는 일반론을 굳이 이름까지 찍어서 윤석열 탄핵론으로 띄우고 공항 환송은 빠지고 비윤 20여명과 밥을 먹었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재명 대표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 여권발 윤석열 탄핵론의 본질은 윤·한전쟁"이라며 "무정부상태를 각오한 윤한 혈전 앞에 민주당은 책임있게 집권을 준비하겠다. 발족될 집권플랜본부는 당전체의 집권준비를 설계하고 핵심과제를 제기하는 선도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 뜻에 따라 선출된 공직자가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강조한 표현이다. 대의민주주의의 일반론"이라며 "그런데 한동훈 대표는 이 발언을 심각하게 왜곡했다.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구호라며 정치적 공격의 도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의 말을 바꾸는 둔갑술이 참으로 놀랍다. 한동훈식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설마 대통령과 만찬에 초대받지 못한 서운한 속마음을 드러낸 거냐. 도둑이 제발저린다고 했다. 본인의 속마음을 들킨 거 아닌지 생각해봐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에서 한연희 강화군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좋은 사람을 뽑고 좋은 사람이 일을 하는지 감시한 결과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고, 더 나은 사람이 우리 삶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고 믿어지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고 대의정치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