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두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1340원대에 다시 올라섰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줄며 추가 빅컷(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줄어든데 다 고조되는 중동 정세가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서다. 짙어진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 기대도 원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는 전일대비 13.0원 오른 1346.7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달 10일 기록한 1343.7원 이후 첫 한달 만에 1340원대이자 8월 16일(1357.6원) 이후 최고가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1349.7원이며 저가는 1343.5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줄며 추가 빅컷 가능성이 낮아진 영향이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대비 25만4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3월(31만명)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실업률도 4.1%로 0.1%포인트 하락해 예상치(4.2%)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지며 추가 빅컷 가능성이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11월 빅컷 확률은 0%로 떨어졌고, 동결 전망은 2.6%로 늘었다. 0.25%포인트 인하 예상은 97.4%를 기록 중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은 달러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5일(현지시각)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재보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데다 6일(현지시각)에는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란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위기 고조는 국제유가 오름세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하던 WTI(서부텍사스산원유)선물 11월 인도분은 이날 74달러 중반대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 12월 인도분은 78달러 대에서, 두바이유는 76달러 후반대에서 움직였다.
이 영향으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지수는 지난달 말 100선 후반대에서 이날 102선 중반으로 올라 거래되고 있다.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 엔·달러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148.4엔으로 지난 8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원·엔은 908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줄며 전 거래일 대비 40.67포인트(1.58%) 오른 2610.3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3억원, 85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2.03포인트(1.56%) 오른 781.01로 장을 마감했다.
국내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2년물과 3년 물은 각각 10.5bp, 11bp 오른 2.956%, 2.934%를 기록했다. 5년물은 9.8bp 오른 2.997%로 집계됐고, 10년물은 8.9bp 상승한 3.085%로 3%대에 올랐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됐다"면서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변동성을 탐색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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