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꺼내든 '문상철 카드'가 적중했다. 문상철은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문상철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KT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서 문상철이 아닌 오재일을 선발 1루수로 기용했으나 이날 준PO 1차전에서는 문상철을 선발로 내세우며 변화를 줬다.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은 "문상철이 LG 선발인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잘 쳤다. 최근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고, 타격코치도 기대된다고 했다. 왼손 투수에 강하기도 해서 선발로 나가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의 용병술은 통했다. 문상철은 첫 타석부터 매섭게 방망이가 돌리며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0-0 동점이던 2회초 무사 1루에서 문상철은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의 빠른 공을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2점 홈런을 폭발했다.

이후 4회 유격수 땅볼, 6회 병살타, 9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출루에 실패했으나 팀이 3-2로 이기면서 문상철의 대포는 결승 홈런이 됐다.

문상철의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3번째 홈런이고, 이 홈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해 올해 가을야구에서 나온 첫 아치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진출할 확률은 87.9%(33회 중 29회)다. 5전3승제로 진행되는 준PO로 범위를 좁혀도 73.3%(15회 중 11회)나 된다.

문상철의 대포 한 방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KT는 PO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 후 문상철은 "정규시즌 때 엔스가 던지는 것을 확인했다. 몸쪽에 직구와 바깥쪽에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더라. 어제 훈련한 것이 오늘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치는 것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 초반에 기분 좋게 선취점을 냈는데, 추가점을 내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6회 1, 3루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동료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어줬는데 내가 못 내서 미안했다. 오늘 (고)영표가 잘 던졌고, 최소 실점으로 이기게 해준 투수들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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