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남고 누가 떠날까[5대 은행장 인사①]

기사등록 2024/10/05 10:00:00 최종수정 2024/10/05 10:26:16

5대 시중은행장 모두 연말 임기만료…조직쇄신과 세대교체 전망

이자이익 호실적에도 내부통제 부실…안정보다 변화 가능성 무게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은행장 임기가 모두 연말 만료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승계 절차가 시작됐다. 은행들이 이자이익에 힘입어 견조한 순이익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끊임없이 발생하는 대형 금융사고는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경영진 책임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5일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재근 행장이 지난 2022년 1월부터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3년째 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행장이 내년까지 1년 더 연임할 가능성과, 올해를 끝으로 새 행장이 자리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교차한다. 전임자인 허인 전 행장은 재연임에 성공하면서 조직 안정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행장은 1966년생으로 정상혁 신한은행장(1964년생), 이승열 하나은행장(1963년생), 조병규 우리은행장(1965년생), 이석용 NH농협은행장(1965년생) 등 5대 은행장 중 상대적으로 가장 젊은 편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24명의 부행장이 재직하고 있다. 이 중 19명이 최연소 1970년생까지 이 행장보다 젊어 세대교체 시 차기행장 후보로 거론된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이 지난해 2월부터 임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견조한 실적에 더해 최근 들어 타행 대비 대규모 금융사고가 적었다는 점이 1년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에는 현재 13명의 부행장이 재직 중이다. 모두 정 행장보다 젊은 인사로 전필환, 정용욱 그룹장 등이 있다. 박현주 소비자보호그룹장은 여성 리더 육성을 앞세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이승열 행장이 지난해 1월부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견조한 실적과 양호한 내부통제 등으로 1년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나은행에는 19명의 부행장이 재직하고 있다. 최연소 1972년생까지 젊은 인사들이 포진해 차기행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조병규 행장이 지난해 7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전임자인 이원덕 전 행장은 당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사고가 잇따르며 내홍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진 책임 압박이 커지면서 연임보다는 교체 전망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에는 21명의 부행장이 재직 중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 부행장과 부행장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행장으로 일원화했다.

농협은행은 이석용 행장이 지난해 1월부터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횡령과 배임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당국으로부터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문제를 강하게 지적받는 상황이다.

농협은행에는 16명의 부행장이 재직 중이다. 1965년생인 이 행장에 이어 1966~1968년생 임원진이 빼곡히 포진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장 후보로는 부행장을 비롯해 지주와 계열사 임원, 농협은 중앙회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숏리스트까지 압축돼야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들이 당국으로부터 내부통제 문제로 강한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연말에는 조직의 안정보다는 쇄신 쪽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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