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회견서 "한반도 역사책 열심히 공부" 강조
2019년 "일본, 전재책임 마주 안해" 전량적 역사 인식
전문가 "尹대통령과 궁합 좋아…문제 해결에 가장 긍정적"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정권에서 27일 한일 협력을 강조해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간사장이 당선됐다. 한일 관계에 대한 영향이 주목된다.
현지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결선투표에서 총 189표를 얻어 2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상과 16표 차로 총재에 당선됐다.
그는 내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총리에 취임할 전망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총재 후보 중 비교적 한일 협력을 중시하는 후보로 꼽혔다.
그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기본적으로 지금 (한국) 정권과의 신뢰 관계는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역사 책을 열심히 읽고 공부하고 있다"며 "나라의 일을 모르고 일한(한) 관계를 가볍게 논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에 정통한 통일연구원 이기태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지난 25일 산케이신문에 "(한국) 대통령실이 당선을 기대하는 후보는 이시바 시게루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일 안보 협력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이시바 시게루 궁합은 좋다"고 평가했다. 한일 간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해 "문제 해소에 가장 긍정적인 후보"라고 말했다.
일본 정치에 정통한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도 이시바 전 간사장이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역사인식 문제에도 긍정적으로 대처할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한일 역사 문제에 대해 우익과는 결이 다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그는 2019년 10월 5일 도쿠시마(徳島) 시내에서 한 강연에서 "왜 한국이 반일일까. 만일 일본이 다른 나라에 점령 돼 (창씨개명 정책으로) '오늘부터 너는 스미스다'라고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며 한일 관계는 역사적 배경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일 관계가 나빠져서는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한일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国)신사에 대해서도 '일왕이 참배할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일단 참배 하지 않을 의향을 밝혔다.
2019년 8월 23일에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과 관련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과거사를 인정하고 사죄한 독일까지 언급하며 일본 정부의 비판했다.
그는 "일한(한일) 관계는 문제 해결 전망이 서지 않는 상태에 빠졌다"며 "우리나라가 (세계 2차대전) 패전 후 전쟁 책임과 정면에서 마주하지 않아 왔던 게 많은 문제의 근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치 독일 전쟁 범죄를 심판한) 뉘른베르크 재판과 별도로 자신들의 손으로 전쟁책임을 명백하게 한 독일과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의 납북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한중과의 협력을 강조해왔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일 정상회담 실현 의지를 피력하며 이를 위해 "한국, 미국 또한 중국과 사전 조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안보에 대해서는 강경한 발언을 뱉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주창해왔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안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핵심은 일미 동맹이며 미한(한미) 동맹이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의 동맹이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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