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 미달' KB·하나금융 밸류업 지수 재편입되나

기사등록 2024/09/27 07:00:00 최종수정 2024/09/27 07:36:15

영향력 큰 SK하이닉스 '특례제도'로 지수 편입

"연내 구성 종목 변경 검토"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과 선정 기준 논란이 확산되자 진화에 나섰다. 특히 밸류업 대장주로 꼽혔으나 지수 편입이 불발됐던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재편입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적극적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 이행하며 다음 달 밸류업 공시를 예고한 상태다.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본부장은 지난 26일 오후 여의도 서울사옥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 미달로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 본부장은 "밸류업 지수는 수익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요건을 두루 충족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선정한다"며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여타 질적요건이 미흡한 기업의 경우 미편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의 ROE는 8.26%로 금융 산업군 내에서 상위 50%에 들지 못해 빠졌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PBR의 경우 산업군 안에서 대상 기업이 상위 50%에 속하는지를 살펴봤다"며 "ROE는 산업군별로 대상 기업이 어느 정도 상위에 들어갔는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다른 평가 요소인 수익성과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이 미흡하면 지수에 편입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거래소가 공시 기업을 중심으로 밸류업 지수 종목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향후 관건은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내년 6월까지 밸류업 요건을 충족할지 여부다. 이에 따라 4분기 예정된 두 금융사의 밸류업 공시에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부연 상무는 "궁극적으로는 공시 기업 중심으로 구성종목이 확장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2026년 2월 정기 변경시 부터 원칙적으로 공시를 한 기업들에 대해서만 편입 자격을 부여한다. 이들 기업들을 대상으로만 편입 기준을 적용해 공시하지 않으면 편입되지 않도록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한 금융사들이 조기 공시 특례 조건을 충족해 내년 6월 변경 때 지수에 포함될 전망"이라며 "자본 여력이 충분하고 주주환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지수 제외로 인한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거래소는 올해 안에 지수 구성 종목을 리밸런싱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거래소는 내년 6월을 시작으로 매년 6월마다 편입 종목을 변경할 방침이었다.

양 본부장은 "지금까지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28개로 우리의 기대치에서는 다소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며 "공시를 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수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연말까지 추이를 보며 추후 리밸런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또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지수 영향도가 큰 SK하이닉스를 100종목 중 유일하게 '특례제도'를 통해 편입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산업 및 시장 대표성, 15%라는 지수 내 비중,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수 잔류를 결정했다.

양태영 본부장은 "이번에 SK하이닉스를 편입하지 않고 내년도 리밸런싱 때 이를 반영하게 되면 교체 비중이 약 30%를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시장 영향력이 높은 종목은 지수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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