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드릴로 30초 만에 전기차 배터리 뚫고 주수…세종청사서 화재진압 시연

기사등록 2024/09/25 17:02:45

세종청사 중앙동서 2024년 합동 소방훈련 실시

전기차 화재 발생을 가정한 진압 시연 이뤄져

[서울=뉴시스]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2024년 중앙동 합동 소방훈련에서 소방관들이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진압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2024.09.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청사 앞에 주차된 관용 수소·전기차 하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즉시 방화복으로 무장한 소방대원들이 넓직한 검은 천을 펼쳐 차량 위에 깔았고 연기는 곧바로 차단됐다.

실제 상황은 아니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이날 실시한 2024년 합동 소방훈련 현장이다.

중앙동에서 근무하는 행안부, 기획재정부 직원들을 비롯해 세종소방본부 소속 소방대원 등 3000여명이 참여한 이번 훈련에는 청사 내 전기차 화재 발생을 가정한 진압 시연이 이뤄졌다.

실제 전기차 화재상황과 유사하게 관용차량 뒤에 연기발생기를 놓고 '가짜연기'가 피어오르게 만든 뒤,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에 어떤 특수장비들을 쓰는지 직접 선보이는 식이었다.

소방대원들이 가장 먼저 사용한 장비는 '질식소화포'라는 산소 차단 덮개였다.

불에 타지 않는 재질의 천으로 제작된 질식소화포는 1500도의 불에도 견딜 수 있고 크기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을 충분히 덮을 수 있는 크기(6mx8m)로 만들어졌다.

세종소방본부 관계자는 "질식소화포는 화염을 차단하는 기능과 더불어 연기가 퍼지는 것을 막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며 "초기 진화에 많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원들이 소화포를 차량 위에 펼치자 연기가 상당 부분 차단되는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대원들은 소방차량과 연결된 긴 철제 호스를 펼쳤다. 차량 하부에 있는 배터리 팩에 구멍을 내서 물을 주수하는 장치인 '관통형 방사장치'다.

이 장치 끝에 달린 드릴로 배터리 외부를 뚫는 시간은 약 30초.

관통된 구멍 속에 노즐을 넣으면 힘찬 물줄기가 배터리 내부로 투입된다. 발화점인 배터리에 물을 뿌려 불을 끄는 원리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소방대원들은 차량 주변에 '이동식 소화수조' 설치를 시작했다.

이동식 소화수조는 차량을 수조에 가두고 물을 채워 배터리를 냉각시키는 장비인데,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장비로 알려졌다.

수조의 담수 높이는 45cm로 높진 않지만 차량 밑에 배터리를 냉각시키게에는 충분한 높이라고 한다. 

세종소방본부 관계자는 "배터리 열을 완전히 식히는 수준으로 수조에 물을 담수하는 시간은 약 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전동 킥보드 화재에도 소화수조가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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