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골드아폴로, 삐삐 26만개 수출
삐삐 산업, 연평균 5.9%씩 성장 기대
의료기관 외에 외식업 전용 삐삐도 나와
테러 위험 방지 대책 절실 목소리도
골드아폴로는 대만에서 삐삐가 사양 산업이 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수십 만대 삐삐를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삐삐 시장은 휴대전화 확산 때문에 침체일로를 걷고 있지만 의료 인프라 개선 필요성이 커지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삐삐가 부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레바논 전역에서 삐삐가 동시에 폭발하며 12명이 숨지고 2800여명이 부상을 입는 연쇄 사건이 발생했다.
폭발한 삐삐의 상당수는 대만 '골드아폴로'사 모델인 'AP-924'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올해 초 이 삐삐 5000대를 주문했다.
이에 골드아폴로는 폭발한 삐삐들이 헝가리 업체인 'BAC 컨설팅 KFT'가 상표 사용권을 받아 제조한 것이라며 골드아폴로 제조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도 BAC는 단순 무역중개회사이며 자국 내에 삐삐 제조시설은 없다고 반박해 정확한 제조사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삐삐에 폭발물이 어떻게 장착됐는지도 관심거리다.
골드아폴로가 직접 레바논에 수출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이 삐삐가 제3자를 통해 레바논에 수출됐다고 가정할 경우 인근 항구에 3개월 머문 기간 동안 이스라엘 측이 폭발물을 심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헤즈볼라는 지난 2월 휴대전화가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 및 공격에 사용될 것을 우려해 통신보안 차원에서 삐삐를 대량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골드아폴로는 지난 1995년 건립된 무선호출기 제조 업체로 당초 대만 내수시장에 집중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시장이 커지고, 삐삐 수요가 급감하며 대만 삐삐 산업이 무너지자 해외 수출로 눈을 돌렸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골드아폴로는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26만개 삐삐를 해외로 수출했다. 특히 유럽과 미국으로의 수출 물량이 많은 편이다.
골드아폴로는 휴대전화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 비즈니스용 단거리 삐삐 제품 위주로 생산했다. 골드아폴로는 즉각적인 의사 전달이 필요한 의료시설을 주 고객층으로 삼고 사업을 해왔다. 이후 외식업으로 타겟을 넓혀 식당에 특화된 삐삐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삐삐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6억 달러이며 2030년까지 연평균 5.9%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적인 환자 인구 증가로 의료시설에서 삐삐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의료시설 인프라가 탄탄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삐삐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세인 아시아와 중동으로도 삐삐 시장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인프라 확충 요구가 커지며 삐삐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며 "그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테러 위험 방지 대책도 요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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